“올겨울 백록담 보기 어렵네”… 잦은 눈으로 출입 통제 길어져

입력 2025-02-25 16:00
한라산 정상부 인근 데크에서 탐방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국민일보 자료사진

올겨울 눈이 많이 내리면서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을 보기가 쉽지 않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한라산 고지대에 길트기 작업이 어려워 백록담 정상으로 가는 성판악탐방로와 관음사탐방로 일부 구간에 대한 출입을 다음 달 3일까지 통제한다고 25일 밝혔다. 공원관리소 측은 내달 4일 탐방로 여건을 보면서 개방 시기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공원관리소에 따르면 백록담 정상 통제는 지난 1월 7일부터 18일까지 이뤄졌고, 다시 같은 달 27일부터 지금까지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백록담 탐방 가능 일수는 단 8일뿐이었다.

한라산에 폭설이 내리면 공원관리소 직원과 산악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자원 봉사자들이 길트기 작업을 진행해 탐방로를 연다.

하지만 올해는 눈이 자주 오고 녹지 않으면서 전문가들이 설상용 아이젠을 착용해도 작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구간은 눈이 얼음처럼 어는 빙벽을 형성하면서 탐방객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

적설기에 백록담 정상이 이처럼 장기간 통제된 것은 이례적이다.

공원관리소에 따르면 한라산 탐방로 전면 통제일수는 지난해 37일 등 매년 20~40일 안팎이다. 이 중 폭설로 인한 통제 기간은 매해 2~5일가량으로 알려졌다.

올겨울 제주지역에는 적설일수가 많았다. 지난해 12월 1일 이후 제주지점 눈 일수(눈이 관측된 일수)는 이달 24일까지 총 22일로, 평년(1991~2020년) 겨울철 평균 눈 일수인 16.7일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라산에 눈이 녹지 않으면서 제주도는 한라눈꽃버스 2개 노선 운행(1100번, 1100-1번)을 지난 23일에서 3월 3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한라눈꽃버스는 시내와 어리목, 1100고지, 영실을 연결한다.

홍원석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장은 25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매일 정상부 탐방로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며 “탐방객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만큼 3월 4일 이후 상황을 보며 개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