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향후 4년간 미국에 714조 투자”… 관세 피할까

입력 2025-02-25 09:59
지난 2019년 백악관 회의에서 팀 쿡 애플 CEO(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오른쪽)이 앉아 있는 모습. UPI연합뉴스

애플이 향후 4년간 미국에 5000억 달러(약 714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중국에서 조립하는 애플 제품에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전날 향후 4년 동안 텍사스에 인공지능(AI) 서버를 위한 거대한 공장을 설립하고, 그 기간 미국 전역에 약 2만개의 연구 개발 일자리를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이에 따라 총 5000억 달러의 지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은 트럼프 행정부 1기에는 중국 관세 정책에서 일부 면제를 받았으나 2기 행정부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에서 조립되는 애플 제품 중 상당수가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10% 관세를 부과받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투자은행 DA데이비슨의 애널리스트 길 루리아는 “이번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애플의) 정치적 제스처”라고 풀이했다.

이번 계획에는 텍사스주 휴스턴에 새 공장을 짓고, 첨단 제조 기금(Advanced Manufacturing Fund)을 기존 50억 달러의 두 배인 100억 달러(약 14조원)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애플은 폭스콘 테크놀로지 그룹과 함께 올해 말 휴스턴에서 생성형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의 구성 요소인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구동하는 서버를 생산할 계획이라고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에서 애플과 쿡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번 조치가 자신의 행정부에 대한 애플의 믿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애플의 투자 계획이 실제로 크게 새롭지 않은 내용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의 5000억 달러 투자 발표는 실제로는 대부분 이미 예정돼 있던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