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선에서 40세 전후 유권자는 제2당으로 등극한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20세 전후 유권자는 대척점에 있는 좌파당에 가장 많이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치러진 연방의회 선거에서 AfD는 득표율 20.8%를 기록해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28.6%)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성향의 집권 사회민주당(16.4%)을 제3당으로 밀어내고 기민·기사당의 최대 견제 세력으로 떠올랐다.
AfD의 초강경 난민 정책과 과도한 우경화를 경계하는 유권자층을 결집하며 선거전 막판 돌풍을 일으킨 좌파당은 득표율 8.8%로 5위에 올라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AfD의 대약진에 가려졌지만 좌파당도 2021년 치러진 지난 총선 대비 득표율을 3.9% 포인트나 끌어올려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이체벨레방송에 따르면 AfD는 60세 미만 유권자의 모든 연령대에서 20% 이상의 고른 지지를 얻었다. 특히 AfD에 표를 준 연령대는 40세 전후인 35~44세 유권자에서 26%로 가장 많았다. 이 연령대에서 AfD의 지지도는 기민·기사당(24%) 등 다른 정당보다 높았다.
중장년층과 고령층에서 AfD에 대한 지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60~69세 유권자의 19%, 70세 이상 유권자의 10%만이 AfD에 표를 줬다. 두 연령대는 기민·기사당에 가장 많은 표를 줬다. 특히 70세 이상 유권자에서 기민·기사당 지지도는 42%로 가장 많았다.
좌파당에 가장 많은 표를 준 연령대는 20세 전후인 18~24세(25%)였다. 다만 이 연령대에서는 AfD에 대한 지지도가 두 번째로 많은 21%로 집계됐다. 좌파당은 30세 전후인 25~34세 유권자의 15% 비율로 득표했지만 다른 연령대에서는 10% 미만의 저조한 지지를 얻었다.
투표 성향은 성별 유권자 분석에서도 엇갈렸다. AfD에 대한 지지도는 남성이 24%로 여성(17%)보다 많았다. 좌파당에 대해서는 여성(10%)의 지지율이 남성(7%)보다 높았다. 기민·기사당은 남성(30%)과 여성(27%) 모두에게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도이체벨레의 학력별 분석에서 AfD에 대한 기초교육 이수자의 지지도는 28%로 고학력자(13%)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반대로 고학력자의 좌파당 지지도는 11%로 기초교육 이수자(5%)의 두 배를 웃돌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