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추격 시급”…K배터리, 지난해 전기차·ESS용 모두 점유율↓

입력 2025-02-25 05:00

한국이 잘하는 삼원계(NCM) 배터리 사용은 줄고, 중국이 잘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택이 늘면서 한·중 배터리 기업들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시장 장악을 유지하고 있고, 전기차용 시장에서는 LFP의 시장 침투율 증가에 따른 고성장을 누리고 있다.

25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3년 24%였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셀 3사의 지난해 세계 전기차·ESS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14%로 전년 대비 10% 포인트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점유율 9%로 3위, 삼성SDI가 3%로 8위, SK온이 2%로 9위였다.

전 세계 10대 배터리 기업 가운데 한국 업체 3곳만 전년 대비 출하량이 줄었다. 용도별로 쪼개 보면 한국 3사의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27%에서 16%로, ESS용 점유율은 8%에서 6%로 쪼그라들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 기업들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중이다. 시장 점유율 10위 안에 있는 중국 업체 6곳의 합산 점유율은 2023년 63%에서 지난해 74%로 증가했다. CATL은 점유율 41%(2023년 36%)를 기록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지켰고, BYD(출하량 39%↑), CALB(100%↑), EVE(62%↑) 등 다른 업체들도 고성장을 달성했다.

한국은 울고, 중국은 웃는 상황의 원인으로 LFP 배터리의 빠른 확산이 지목된다. 중국이 잘하는 LFP 배터리는 한국이 잘하는 NCM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효율은 떨어지지만, 가격 경쟁력과 열 안정성이 탁월하다. 그 결과 LFP의 주 사용처였던 ESS뿐만 아니라 전기차 시장에서도 채택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기준 중국 제외 글로벌 시장에서의 LFP 배터리 출하량 증가율은 20%로, NCM 배터리를 포함한 전체 리튬이온배터리 성장률 7%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아직 LFP 배터리 양산 준비 단계인 한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쪼그라들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후발 주자인 국내 셀 3사는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하반기, 삼성SDI와 SK온 내년 중 LFP 배터리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배터리 시장이 LFP로 급격히 돌아선 상황 속 한국 기업들도 LFP 배터리 개발 및 생산설비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중국산 견제를 강화하는)북미 시장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명확한 대중국 견제가 없는)유럽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제품 개발 및 가격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