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난기류 플랫폼·추가 엔진·내열 장갑 도입 등 ‘안전’ 투자 강화

입력 2025-02-25 05:03
제주항공이 도입한 리튬 화재진압 파우치. 제주항공 제공

잇따른 사고로 항공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항공업계가 안전성 확보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운항 안전성 확보를 통해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에어프레미아는 다음 달 1일부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난기류 인식 플랫폼을 도입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플랫폼은 항공기에서 수집한 난기류 정보를 플랫폼에 전달하면 객관적 수치로 변환해 회원사에 공유하는 체계로 운영된다. 지난해 말 기준 세계 25개 항공사(약 2600여 대)가 이용 중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번 플랫폼 도입을 통해 난기류에 대한 실시간 대응이 가능해져 운항 중 안전항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예보되지 않은 공역의 청천난기류 등에도 효과적으로 대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항공사들이 만난 난기류는 1만4802건으로 5년 전과 비교해 78%가 늘었다.

고윤범 에어프레미아 안전보안실장은 “IATA의 표준화된 프로그램을 도입을 통해 승객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비행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예상치 못한 엔진 관련 정비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예비 엔진을 도입하는 항공사도 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과 프랑스 사프란 에어크래프트 엔진의 합작사인 CFM 인터내셔널이 제작한 보잉 737-8 전용 엔진 ‘LEAP-1B27’을 도입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영국 롤스로이스사로부터 ‘트렌트 1000 TEN’ 엔진을 추가 구매했다.

보조배터리 사고 등에 대응해 장비를 마련한 회사도 있다. 제주항공은 최근 모든 자사 항공기에 ‘리튬 화재진압 파우치’와 ‘내열 장갑’을 도입했다. 파우치의 외피는 1600도까지 견디는 방염 소재인 실리카로, 내부는 질석 패드로 구성됐다. 화재 발생 시 배터리를 파우치에 넣으면 질석이 열기에 녹아 배터리를 덮고 산소를 차단해 자체적으로 화재를 진압하는 방식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배터리 화재로 인한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항공기에 화재 진압 파우치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항공사들은 정비 인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만 400여 명의 정비 인력을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이 60여 명을, 저비용항공사(LCC)가 340여 명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항공기 사고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어느 때보다 커진 만큼 안전 관련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