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데뷔를 앞둔 김혜성(26·LA 다저스)이 시범경기 첫 안타를 신고했다. 수비에선 유격수에 섰다가 중견수로 이동하는 등 적합 포지션 찾기 위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김혜성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2025 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시범경기에 대타로 출전해 2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다저스가 3-2로 앞선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유격수 무키 베츠를 대신해 나온 김혜성은 우완 투수 에두아르니엘 누네스를 상대로 안타를 때렸다. 2볼 1스트라이크 때 4구째 시속 156㎞짜리 강속구를 받아쳐 1루 방향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땅볼을 잡은 1루수가 베이스로 뛰어온 투수에게 공을 던졌으나 김혜성의 발이 먼저 1루에 닿았다. 장기인 빠른 발을 이용해 시범경기 세 번째 출전 만에 나온 첫 안타였다. 이어진 타석에선 볼넷과 삼진을 1개씩 올렸다. 김혜성은 시범경기 3경기 동안 8번 타석에 들어서 6타수 1안타 2볼넷 2삼진을 기록했다.
수비에선 여러 포지션을 소화했다. 김혜성은 5~6회 유격수 자리에 섰고 7회부터 수비 위치를 중견수로 변경했다. 8회와 9회 각 1개의 뜬공을 잘 처리했다. 김혜성은 첫 시범경기 땐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현지에선 김혜성이 9번 타자 2루수로 개막전 라인업에 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MLB닷컴은 이날 “새로운 얼굴 몇 명이 합류했음에도 라인업은 지난해 선발 9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올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합류한 7번 좌익수 마이클 콘포토와 함께 김혜성을 새로운 선발진으로 예상했다.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는 1번 지명타자로 개막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MLB닷컴은 “다저스가 선발 로테이션을 5인에서 6인으로 늘리는 오는 5월쯤 오타니가 투수진에 합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타니는 시범경기 선수 명단에 TWP(Two-way Player·투타 겸업 선수) 포지션으로 올라 있다. TWP는 정식 포지션은 아니지만, 타격과 투구를 모두 수행하는 선수를 말한다. MLB에서 TWP로 불리는 현역 선수는 오타니가 유일하다.
오타니는 2022년 만들어진 ‘오타니 룰’에 따라 선발 투수와 함께 지명타자로 동시에 출전할 수 있다. 선발에서 내려오더라도 지명타자 자격으론 경기에 계속 나갈 수 있다. 아직 시범경기에 출전한 적 없는 오타니는 다음 달 초부터 타석에 설 예정이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