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강사·찬양사역자 사례비가 고민이라면?

입력 2025-02-24 16:19 수정 2025-02-2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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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교회 목사 A씨는 사례금으로 고민했던 적이 있다. 섬기는 마음으로 주일예배 특송에 나서준 크리스천 가수에 얼마를 사례금으로 줘야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A씨는 “흔쾌히 특송에 나서준 가수에게 충분히 감사를 표하고 싶지만, 동시에 교회 재정이 어렵다보니 어느 정도 선에서 사례금을 해야 좋을지 막막했다”며 “사례금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규모가 있는 교회도 사례비에 대한 고민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초청비용 때문에 섭외에 어려움을 겪거나 섭외 자체를 포기해버리고 있다.

경기도 한 중형교회 담임목사 B씨는 최근 유명 찬양사역자를 초청하려다 섭외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역자쪽에서 요구한 기본금액이 외부강사 초청에 책정된 교회 사례금의 약 두배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에 위치한 중형교회 부교역자 C씨는 “인지도가 있는 강사를 초청하고 싶지만 강사료가 비싸서 섭외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사례비 책정 고민…"10가지 지침 따라보세요"

미국 등 해외 교회에서도 외부강사와 찬양사역자에게 얼마를 책정해야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미 기독설문조사기관 라이프웨이리서치의 전 대표이자 교회성장 전문가인 톰 레이너 목사는 최근 교회성장 컨설팅 기관인 처치앤서스 홈페이지에 ‘외부강사 및 연주자 사례비 책정에 관한 10가지 지침’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레이너 목사는 “사례비는 교회와 교회에 초청된 이 양측 모두가 조심스러운 태도로 고민하는 문제”라며 “그러나 강사를 초청하고 사례금을 지급하는 것은 성경적 청지기직과 환대의 관점에서 봐야 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고수할 필요는 없다”며 글을 시작했다.

레이너 목사가 제시한 10가지 지침은 다음과 같다. △가능한 관대한 마음으로 지급하기 △초청강사와 기대금액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기 △사례금 지급은 가급적 바로 할 것 △교통비 숙비 등 경비 고려하기 △필요할 경우 호텔 등 숙박시설 제공하기 △사전에 서면으로 세부사항 작성해 안내하기 △강연을 위해 희생되는 ‘강연 외 시간’ 고려하기 △추가 강연 일정 요청하지 않기 △전담 담당자 지정해 소통에 지장이 없도록 할 것 △교회 내 환대하는 분위기 조성하기.

레이너 목사는 크리스천 돈 관리 전문가 아트 레이너의 글을 인용해 담임목사 연봉의 0.5%를 기본 초청비용으로 제시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사례금 책정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교회 규모와 강연 횟수, 강연 시간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그럴 때는 담임목사의 연봉의 0.5%를 회당 기본 초청비용으로 정하고 이 비용에 교통비, 숙식비를 더해 지급하는 방법이 있다”고 조언했다.

지역교회 연합으로 새로운 시대 열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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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이 어려운 개척교회가 외부강사나 찬양사역자를 초청하기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도 제시됐다.

가진수 미국 월드미션대 현대예배학 교수는 24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교회가 외부강사 초청에 대한 니즈가 있어도 재정문제로 섭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례비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없을뿐더러 유명 사역자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심하기 때문에 작은 교회에서는 좋은 집회나 강연, 특별한 순서를 갖고 싶어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짚었다.

가 교수는 “특히 한국교회의 경우 각 교파와 개교회주의가 점점 강의되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초청 사례에 대한 문제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다”라며 “이런 초청 이벤트가 전도나 교회 부흥과 연결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연합하기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으나 핵심은 연합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교회가 여럿 연합해서 강사를 초청하고 비용을 나눠 부담하는 방법 △청소년집회 등 특별집회를 위한 특별헌금을 마련하는 방법 △대형 이벤트사가 주최하는 연합행사에 참여하는 방법 등을 제시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