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컵 우승을 차지한 한화생명e스포츠 선수단이 “기량 향상을 실감해 뜻깊은 대회였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23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CK컵 최종 결승전에서 젠지를 3대 2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대회 초대 챔피언에 등극함과 동시에 올해 첫 국제대회 퍼스트 스탠드 진출권도 거머쥐었다.
꾸준히 경기력이 우상향을 이룬 대회였다. 한화생명은 그룹 대항전에서 3승2패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17일 젠지와의 첫 경기에서 0대 2 패배를 당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디플러스 기아에도 지면서 ‘바론 그룹 대장’의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디플 기아전 패배 이후부터는 꾸준히 경기력이 향상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룹 대항전 마지막 경기와 플레이-인에서 DRX를 연달아 2대 0으로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1라운드에서 T1을 만나 3대 2 신승을 거뒀다. 2라운드에서는 젠지, 3라운드 승자조에서는 디플 기아를 3대 2로 이겨 최종 결승전까지 올랐다.
개인으로서도, 팀으로서도 성장하는 기쁨을 맛 본 대회였다. 우승 기자회견에 참석한 ‘제우스’ 최우제는 “대회를 치르면서 팀워크와 기량이 올라와 뜻깊은 대회”라면서 “우승으로 끝맺음까지 잘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피넛 ’한왕호 역시 “실력이 다 같이 느는 게 느껴서 재밌었다. 우승까지 거머쥐어 더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딜라이트’ 유환중도 “팀적으로 발전한 게 눈에 보여서 좋았던 대회”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관통하는 두 가지 키워드, 피어리스 드래프트와 라인 스와프에 대한 한발 빠르고 정확한 해석이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최우제는 “대회 초반에는 라인 스와프로 손해를 많이 봤다. 바텀 듀오와 잘 소통해서 결국엔 이득을 많이 본 팀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일부 선수들은 빠른 피어리스 드래프트 적응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바이퍼’ 박도현은 “코치·감독님과 선수들이 함께 이런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게 굉장히 기쁘다. 피어리스 룰로 다양한 챔피언과 역할을 하면서 스스로도 많이 성장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제카’ 김건우는 “피어리스 드래프트로 처음 대회를 치러봤다. 정말 매력적인 대회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처음으로 도입한 피어리스 드래프트에 대한 반응은 예상 이상으로 뜨겁다. 라이엇 게임즈는 LCK컵과 퍼스트 스탠드까지만 피어리스 드래프트 규칙 적용을 확정해놓은 상태다. 한왕호는 “팬들이 즐거워한다면 어떤 방식이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그는 “피어리스 드래프트로 막 우승했으니 (추후에도 도입하는 게) 부정적이진 않다”면서 “팬분들이 좋아하시는 방식으로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로서는 어떤 방식이든 상관없다. LoL이란 게임은 패치에 적응해야 하는 것처럼 룰에도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