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상(베스트 CCM 앨범) 7회 수상자이자, 빌보드지가 선정한 2000년대 최고의 CCM 아티스트로 꼽히는 가수 토비 맥(TobyMac)이 최근 투어 공연 중 가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의 대표곡인 ‘아이 저스트 니드 유(I just need U)’는 유튜브 뮤직에서 재생 수 1억 2000회를 넘겼고 발표곡들은 다양한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팬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그가 CCM이라는 장르에 대해 대중이 느끼는 편견어린 시선을 언급한 건 기독교 음악에 대한 거부감이나 부정적 인식 때문이 아니다. 종교의 유무나 종파를 떠나 대중에게 전달되는 음악의 본질에 대한 방향성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토비 맥은 “내 공연의 절반은 예배지만 사람들은 나를 ‘예배 아티스트’라고 부르지 않는다”면서 “중요한 건 음악을 듣고 ‘이 음악이 내 영혼과 공명하는가. 나를 세워 주는가. 아니면 나의 육체적 욕망만 부추기는가’를 고민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독교 음악’이라는 무겁게 느껴지는 라벨보다는 ‘크리스천 아티스트가 만든 음악’ 정도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무대 뒤에서 이뤄지는 영적 교제와 준비에 대해서도 애정 어린 시선을 전했다. 그는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것보다 무대 뒤에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함께 기도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하나님의 일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무대 뒤에서 형성되면, 무대 위 공연에서도 자연스럽게 그 에너지가 전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달 7일 새 앨범 ‘헤븐 온 마이 마인드(Heaven on my mind)’를 발표할 예정인 그는 “주류 음악 시장에서 활동하면서도 공개적으로 기독교 신앙을 표현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아지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자 반가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한국 음악 시장에서도 이 같은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악동뮤지션, 소향, 홍이삭 등 크리스천으로 알려져 있으면서도 대중음악을 통해 뛰어난 음악성을 발휘하며 사랑받는 아티스트들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서울 홍대 지역을 중심으로 예배 문화 운동을 펼쳐 온 수상한거리 대표 백종범 목사는 23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기독교 문화와 대중 문화 시장이 분리돼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않으면 ‘소향, 홍이삭이 CCM이나 찬송가만 불러야 한다’고 고집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중문화 시장에서 사랑 받는 크리스천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고 일반 크리스천들이 각자 영역에서 사랑과 섬김의 정신으로 살아간다면 사회 전반에 자연스레 기독교 문화가 긍정적으로 자리 잡는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적극적으로 ‘CCM 아티스트’를 표방하며 예배음악으로서의 멜로디와 복음이 온전하게 담긴 가사를 통해 대중음악과 차별화된 활동을 펼치는 영역도 한국교회로부터 존중과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기독음악협회(KCCM) 운영위원인 강중현 백석예술대(교회실용음악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통과하면서 기독교성이 담긴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크리스천들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들을 위한 음악을 공급하는 아티스트들을 향한 지원은 그에 비례하진 않는다”고 진단했다.
러빔, 기프티드 등 전통적 CCM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음악을 선보이는 아티스트들이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현상도 주목된다. 강 교수는 “CCM이 음악 장르로서의 시장이 넓지 않은 것은 현실적 상황이지만 음악을 소비하는 크리스천들 스스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며 “한국교회가 크리스채너티를 담은 다양한 음악과 아티스트들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