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김종혁 목사)가 3·1운동 정신을 따라 국민통합에 힘쓰자고 제안했다.
23일 경기도 한소망교회(최봉규 목사)에서 진행된 ‘3·1운동 제106주년 한국교회 기념예배’에서다. 3·1운동은 특정 계층이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 계층과 종교, 지역을 아우르는 전국적인 독립운동으로 국민통합의 상징과도 같다.
“스스로 분쟁하는 나라마다 황폐하여질 것이요 스스로 분쟁하는 동네나 집마다 서지 못하리라”(마 12:25)는 성경말씀을 제시한 한교총은 이날 예배를 통해 “보수와 진보를 넘어 서로 용납하고 화합하며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나가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예배 전반을 관통했던 통합의 메시지는 이욥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이 전한 기념사에 더욱 강조됐다.
한교총 공동대표회장이기도 한 이 총회장은 “3·1운동 106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분단과 대치도 부끄러운데 진영 간 대립으로 역대 최고의 갈등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1919년엔 이념, 종교, 지역을 막론하고 힘을 모았는데 그걸 생각하면 지금 우리 모습은 너무 초라하고 부끄럽다”고 밝혔다.
이어 “분쟁을 멈춰야 하고 그래야 산다”면서 “기도하며 국론을 통합하고 민생을 살피며 하나님과 국민을 두려워하는 지도자를 주시도록 기도하자”고 말했다.
한교총 명예회장인 류영모 목사는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제하의 설교를 전했다.
류 목사는 “3·1운동은 한국교회의 애국 운동이요 신앙 운동이었다”면서 “한국교회는 나라 사랑과 신앙을 나눠서 생각한적이 없고 믿음을 지키고 나라를 사랑하다 목숨을 버리는 일을 영광으로 여겼다”고 전했다. 류 목사는 “느헤미야가 불타 무너진 예루살렘성을 바라보며 통곡했듯 오늘 한국교회는 무너진 복음 정신과 갈기갈기 찢긴 사회를 보며 울고 또 울어야 한다”면서 “순교의 정신으로 돌아가서, 독립을 위해 만세를 외쳤던 그 자리로 돌아가 다시는 무너지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기도하자”고 권했다.
한교총은 성명서를 통해 한국교회의 다짐도 밝혔다.
한교총은 “지금 대한민국은 갈등 공화국이라는 오명도 갖게 됐고 교회 지도자는 물론이고 가장 큰 책임은 정치 지도자에게 있다”면서 “여야 정치인들은 당리당략 노림수 내려놓고 대화와 타협으로 통합에 앞장서라. 정부와 법원, 검찰과, 국회는 이기적 권력으로 군림하려하지 말고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이 혼란을 속히 수습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 모두는 3·1운동 정신을 기억하며 협력해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고 보수와 진보 모두 함께 살아가야 할 대한민국이란 걸 기억하자”면서 “한교총은 극단적 보수와 진보를 지지하지 않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다. 모든 교회는 권한을 가진 이들이 부끄럽지 않은 결정을 내리도록 기도하자“고 밝혔다.
특별기도 후에는 박병선 한교총 공동대표회장과 김기현(국민의힘) 김민석(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인사했으며, 이영훈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표총회장은 영상으로 인사 메시지는 전했다.
예배에 참석한 1000여명은 106년 전 독립의 열기를 재현하기 위해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삼창을 한 뒤 애국가를 제창하며 독립정신을 되새겼다.
예배에 앞서 진행된 문화 공연에선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와 데이비드중창단이 ‘한국임시정부 애국가’ ‘삼일절 노래’ ‘한 아리랑’ ‘이 땅을 지켜주소서’를 연주하고 합창했다. 한소망교회 공연팀은 3·1운동 본거지였던 태화관을 배경으로 한 창작극 ‘별유천지 6호실’을 무대에 올렸다.
파주=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