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진단을 받고 9일째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때 호흡곤란 증세를 겪는 등 병세가 계속 위중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CNN, A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바티칸은 성명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여전히 위중한 상태를 보이며 천식과 비슷한 호흡 곤란을 겪었다”며 “이로 인해 고용량의 산소를 공급해야 했다. 그는 어제보다 더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황청이 교황의 입원 뒤 그의 병세를 설명하며 ‘위중하다’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성명서에 따르면 그는 빈혈 치료를 위해 수혈도 받았다.
의료진은 올해로 88세인 교황의 나이와 약화한 건강 상태, 기존의 폐 질환을 고려하면 그가 위험한 상태라고 판단했다. 특히 폐렴으로 인한 합병증인 패혈증을 가장 경계했다.
교황 담당의 세르지오 알피에리 박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교황에게 가장 큰 위협은 호흡기에 있는 세균이 혈류로 침투해 패혈증을 유발하는 것”이라며 “(기존) 호흡기 문제와 그의 연세를 고려하면 그가 패혈증에 걸린다면 회복하기는 정말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의료진은 전날 기준으로 교황에게 패혈증 징후는 없었다며 복용 약물이 잘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피에리 박사는 ‘당장 교황이 사망할 위험이 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 치료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료진은 교황에게 완전한 휴식을 취할 것을 권고했으나 교황은 여전히 의식이 있는 상태로 병실에서 일상을 소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입원 첫날부터 가자시티에 있는 가브리엘 로마넬리 목사와 그의 조수 유세프 아사드 신부에게 전화를 거는 등 몇 가지 작업을 계속해왔다. 또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20여분간 만남을 갖기도 했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교황은 이달 초부터 기관지염을 앓다 지난 14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초엔 다균성 호흡기 감염으로 복합적 임상 상황을 겪고 있다고 전했던 교황청은 지난 18일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양쪽 폐에 폐렴이 확인됐다고 알렸다. 교황은 젊은 시절 폐렴으로 인해 한쪽 폐의 일부가 제거되는 심각한 증상을 겪어 호흡기 감염병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령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 문제는 이전에도 종종 불거졌다. 2021년에는 게실염과 관련해 결장(대장의 한 부분)의 일부를 제거했고, 2023년에는 기관지염으로 입원한 적이 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