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원자력의학원, 서로 다른 3가지 암 한 번에 발견… “암 진단의 새 가능성 열다”

입력 2025-02-23 13:49
지역응급의료기관인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전경.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서 한 번의 검사로 서로 다른 3가지 암을 동시에 발견하는 드문 사례가 나왔다. 이 발견은 앞으로 암을 더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따르면 핵의학과 천인국(사진) 과장은 ‘99mTc-MIBI SPECT/CT’라는 특수 검사를 통해 갑상샘 유두암, 소세포 폐암, 부갑상샘 선종 등 서로 다른 3가지 종양을 한 번에 발견했다. 이전에도 두 가지 암을 동시에 찾은 사례는 있었지만, 3가지 암을 한 번에 찾은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Clinical Nuclear Medicine(IF 10.0)’에 지난해 8월 실려 국내외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검사는 원발성 부갑상샘 기능항진증이 의심되던 71세 여성 환자에게 시행됐다. 검사 결과 부갑상샘에 종양이 있다는 사실과 함께 이미 진단된 갑상샘암 외에도 숨겨져 있던 폐암 병소가 추가로 발견됐다. 이후 폐암으로 의심된 병변을 조직검사한 결과 소세포 폐암으로 확진됐다.

천 과장은 “기존의 ‘18F-FDG PET/CT’ 검사로는 보이지 않던 폐암이 이번 검사에서는 뚜렷하게 보였다”며 “특히 폐암의 검사 수치(SUV)가 ‘SPECT/CT’ 검사에서 10.7로, 기존 검사법인 ‘PET/CT’의 3.0보다 훨씬 높았다”고 설명했다.

‘99mTc-MIBI SPECT/CT’ 검사는 주로로 부갑상샘 질환이나 심근허혈 진단에 사용된다. 하지만 이번 사례를 통해 일부 암 진단에서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기존 검사법으로 놓칠 수 있는 암까지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천 과장은 “이 검사는 항암치료 계획을 세우거나, 암세포가 치료에 얼마나 잘 반응하는지 알아보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며 “앞으로 기존 검사법과 함께 사용된다면 더 정확한 암 진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