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탄 울산 자동차 업계 초비상

입력 2025-02-23 12:51 수정 2025-02-23 12:5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로 관세 부과 품목을 확대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대미 의존도가 높은 울산의 자동차 수출과 연관 산업까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울산 수출액은 881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 중 자동차가 274억달러로 31%를 차지했다. 이는 석유제품(27.5%), 석유화학제품(12%), 선박류(8%) 등 다른 울산 주요 품목의 수출액 비중과 비교해도 단연 높다.

지난해 울산의 자동차 전체 수출 실적의 55%(150억달러)를 미국에서 올렸지만 앞으로 25% 관세 폭탄이 부과되면 올해 울산 자동차 수출은 28억달러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고 IBK 경제연구소는 예측했다.

특히 수출이 급감하면 전국 최대 자동차 생산공장을 둔 현대자동차뿐 아니라, 수많은 협력업체와 전후방 기업들이 모두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예고는 울산 수출이 연초부터 불안하게 출발한 상황에서 지역 경제의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지난 1월 울산 수출은 64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6.6%나 감소했다. 그중 자동차는 승용차와 전기차 수요 둔화로 26.9%나 급감한 19억달러에 그쳤다. 미국(-36.5%), 캐나다(-15.0%), 호주(-8.5%) 등으로의 수출이 감소했다. 자동차부품은 해외 현지 생산이 확대되면서 33.5% 감소한 1억8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울산시 관계자는 “통상 환경 변화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그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면서 “앞으로 수출시장 다변화, 기술 개발 등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울산 주력산업 중 조선업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미 군함 건조와 유지·보수·정비 사업 수주 등 한미 조선업 협력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군함 건조에 참여할 동맹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일본 정도가 유력하게 거론되는데, 건조 능력이나 시설 규모 등으로 볼 때 우리나라가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낙관적 관측이 우세하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