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500원 식당’ 올 겨울방학도 아동 1200명에게 밥 줘

입력 2025-02-23 10:10 수정 2025-02-23 10:16
경남 창원시 진해구 '500원 식당'이 올 겨울방학 1200명이 넘는 아이들에게 점심을 제공했다.

부모 맞벌이나 조손가정 등 방학 동안 끼니 해결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500원짜리 점심을 제공하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500원 식당'이 올겨울 방학에도 인기리에 운영을 마쳤다.

500원 식당을 운영하는 ‘블라썸여좌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달 6일부터 지난 21일까지 식당을 운영하면서 12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점심을 먹었다고 23일 밝혔다.

조합은 이번 겨울방학 24차례 식당 문을 열고 그때마다 49인분의 음식을 만들었다. 한번 밥 때에 50인분 이상을 준비하면 ‘집단급식소’로 분류돼 영양사를 따로 둬야 하기에 정한 양이다.

밥값 500원은 완전 무료로 할 경우 공짜 밥을 먹는다는 사실에 아이들이 주저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한 최저금액이다.

이번 방학에는 특히 많은 아이들이 식당을 찾으면서 조합은 정해진 49인분보다 항상 더 많은 양을 준비했다. 방학 기간 끼니 해결이 어려워 식당을 찾는 아이들을 정해진 인원수를 이유로 딱 잘라낼 수 없었다.

유동적으로 10여명 정도의 아이들에게 더 밥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눈에 띄게 확 준비량을 늘리지는 못했다.

영양사를 따로 둬야하는 상황이 된다면 방학 때만 운영하는데다 500원만 받는 식당에서 수지가 맞을리 없기 때문이다. 더 많은 아이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고 싶지만 구조적 한계가 안타깝다는게 조합의 입장이다.

학교 급식이 나오지 않는 방학에 아이들이 굶지 않고 밥을 먹게 하자는 취지로 2022년 겨울방학부터 식당을 선보인 조합은 바로 다음 여름방학부터 예산부족으로 식당을 못 열 위기를 맞았다.

당시 안타까운 사정을 알게 된 여좌행복신협이 지원해 다시 문을 열었고 이후 언론매체 등을 통해 각계의 도움이 이어지면서 명맥을 유지해 왔다.

음식을 만들고 나르는 모든 것을 조합원들이 손수 하면서 비용을 최소화한 덕에 현재의 지원으로 앞으로 몇 년간은 더 운영할 수 있다.

창원=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