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할매들 일상 담은 다큐멘터리 5월 폴란드에서 개봉

입력 2025-02-23 08:36
스카프스카 감독이 수니와칠공주와 함께 찍은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칠곡군 제공


경북 칠곡 할매래퍼그룹 ‘수니와칠공주’의 생활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오는 5월 말 폴란드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23일 경북 칠곡군에 따르면 폴란드 출신 파트리차 스카프스카(34) 감독은 ‘수니와칠공주’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노년층이 직면한 현실을 극복하는 과정 등을 표현했다.

그는 “노년의 삶이 지루하고 반복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무대에서 랩을 하는 할머니들을 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나이가 들면 새로운 도전을 멈추게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분들은 그 생각을 완전히 뒤집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도전이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배움과 용기, 공동체 속에서 새로운 삶을 찾는 과정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다큐멘터리는 오는 5월 말 폴란드에서 개봉할 예정이며 한국 개봉도 추진 중이다.

이후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주요 영화제에 출품한 뒤,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관객과 만날 계획이다.

폴란드 역시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노인의 사회적 고립이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가 노년의 삶을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스카프스카 감독은 영화 뿐만 아니라 사진전도 준비하고 있다.

폴란드 사진작가 마르친 리체크(Marcin Ryczek)가 촬영한 할머니들의 무대 위와 일상 속 모습을 함께 전시할 예정이다.

스카프스카 감독이 수니와칠공주 리더 박점순 할머니와 함께 럭키칠곡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스카프스카 감독은 “영화 속 할머니들의 삶에서 외로움을 극복하는 다양한 방식을 발견했다”며 “영화를 통해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길 바라며 할머니들은 단순한 사례가 아니라, 노년의 삶을 새롭게 만드는 선구자”라고 말했다.

스카프스카 감독은 할머니들과 취재에 도움을 준 김재욱 칠곡군수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그는 “할머니들은 전 세계에 감동을 주셨다. 여러분의 용기와 도전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이분들의 이야기를 기록할 수 있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스카프스카 감독의 목소리에는 깊은 울림이 담겨 있고 영화는 전 세계 노인들에게 ‘새로운 시작은 언제든 가능하다’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수니와칠공주’는 평균 연령 85세의 칠곡군 지천면 할머니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음악을 통해 세대 간의 벽을 허물고 노년의 삶에도 도전과 배움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랩을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칠곡=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