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의 골든 타임 하루…“스크림보단 대화”

입력 2025-02-22 18:40 수정 2025-02-23 13:28
LCK 제공

“스크림이 없어서 대회를 보면서 얘기를 나눴는데 그 이후로 경기력이 올라왔네요. 스크림을 하지 말아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웃음)”

LCK컵 결승 진출전에서 디플러스 기아를 꺾은 직후 젠지 ‘쵸비’ 정지훈의 말이다.

젠지는 22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CK컵 결승 진출전에서 디플 기아를 3대 0으로 완파했다. 이날 승리로 대회 최종 결승전에 진출, 23일 한화생명e스포츠와 초대 챔피언 자리를 놓고 맞붙게 됐다.

이번 대회에서 젠지의 불안한 점으로 꼽혔던 건 초반 운영이다. 이들은 정글러·서포터의 유기적 소통에서 시작되는 움직임이 불안정해 지난 20일 농심 레드포스전까지도 고전했다. 그러나 이날은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단점을 확실히 보완해 온 이들은 디플 기아를 3번의 세트 내내 압도했다.

경기가 없는 하루의 준비 기간을 유의미하게 쓴 성과다. 농심전을 힘겹게 이긴 젠지는 21일, 귀중한 하루를 스크림하는 데 쓰지 않고 지난 경기 내용을 되돌려보며 자신들의 플레이를 복기·분석하는 데 투자했다.

디플 기아전을 마친 뒤 기자실을 찾은 정지훈은 “어제(21일) 스크림이 없어서 게임을 통해 (전략을) 수정하기보다는 대회를 보면서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그 이후로 경기력이 올라온 것 같다. 스크림을 하지 말아야 하나 싶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농심전 운영 싸움에서 힘들어 했던 주민규가 나름의 해답을 찾은 게 고무적이다. 정지훈은 “우리가 팀적으로 얘기를 나눠서 ‘정보가 들어왔을 때 시간을 의미 없이 쓰는 경우가 많다’고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규가 그 문제를 듣고 스스로 해결할 방법을 찾고 플레이에 적용해 (오늘)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회 내내 고전했지만 결국 결승 무대에 오른다. 정지훈은 결승 상대인 한화생명을 두고 “공격적이면서도 유연한 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화생명은 공격적인 플레이를 통해 주도권을 잡고 먼저 턴을 쓰거나 상대의 턴을 받아치는 유연한 모습이 자주 나온다. 긴 설명 필요 없이 선수 개개인이 잘하는 팀”이라고 말했다.

결승전에서는 자신들의 3대 1 승리를 예상했다. 정지훈은 “한화생명이 1세트와 5세트에 강하다는 지표가 있다”면서 “(4세트에서 끝나는) 3대 1 승리를 예측한다”고 말했다. 또 “거창한 각오는 없다”면서 “잘해서 이기겠다”고 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