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동반청산이 시대정신”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정신 나간 얘기”라고 비난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누구의 정신이 더 건강한지 국민께 여쭤보라”며 각을 세웠다.
이 전 총리는 21일 페이스북에 ‘범죄를 옹호하는 정치, 이제 끝냅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제가 ‘윤석열 이재명 정치의 동반청산’을 국민께 호소드리는 이유는 분명하다”며 “그것이 많은 국민의 뜻이기 때문이다. 범죄를 옹호하는 정치는 대한민국을 침몰시킬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극단세력의 지원을 받으며 계엄 선포마저 두둔하는 정치는 이미 선진국에 진입한 대한민국과 그 국민을 무시하는 범죄”라며 윤 대통령을 겨냥한 뒤 “그 많은 재판을 정지시켜 사법 리스크를 유예하기로 작정한 정치는 법을 지키며 사는 수많은 국민, 작은 실수로 처벌받고 불이익을 겪는 국민을 바보로 만들고, 법치주의를 마비시킨다”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 전 총리는 “이런 저의 걱정을 ‘정신 나간 얘기’라고 말씀하신 분이 계시다. ‘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이 대표가 더 훌륭하다’고 공언하시는 분”이라며 박 의원을 겨냥했다. 앞서 박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이 전 총리의 ‘윤석열·이재명 동반청산’ 주장을 두고 “지금도 그런 정신 나간 얘기를 하는 걸 보면 (그를) 안고 가지 못하고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전 총리는 박 의원을 향해 “누구의 정신이 더 건강한지 국민께 여쭤보시라”면서 “다른 후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광주전남에서도 31%나 된다는 조사가 있다. 그 분들도 정신 나간 분들이라고 믿으시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민주당에서 저를 어떻게 할지를 놓고 이러쿵저러쿵한다고 들었다”며 “민주당이 좋은 후보를 내면 당연히 협력의 여지가 생길 것이지만 그렇지 않고 이대로 가기로 작심했다면 저에 대한 괜한 걱정은 접으시길 바란다. 저는 그런 분들의 심사를 받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낙연 “대통령 돼도 진행 중인 재판은 받아야”…이재명 비판
이 전 총리는 22일에도 글을 올려 헌법 84조(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와 65조(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를 거론하며 “만약 소추에 재판도 포함된다면 탄핵심판도 헌법재판소에 가지 않고 국회에서 하면 된다는 얘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추에 재판은 포함되지 않으며, 따라서 대통령도 이미 진행되던 재판은 받아야 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면서 “이런 문제를 따져야 하는 현실 그 자체가 대한민국의 불행이다. 대통령선거에 나서겠다는 사람이 자신의 결백을 말하지 못하고 당선되면 재판을 미룰 수 있다고 주장하는 그 현실이”라며 이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