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 알리바바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며 주가가 급상승했다. 알리바바는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의 부상과 맞물려 차기 중국 AI 대장주로 떠오르면서, 올해 들어 주가가 60% 이상 상승했다.
알리바바 그룹은 20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10~12월(회계연도 3분기) 매출액이 2801억5000만 위안(약 55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상승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489억4500만 위안(약 9조68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배가량 늘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증권가 예상치를 상회했다.
이날 홍콩 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14.56% 오른 138.5홍콩달러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 알리바바의 주가는 68% 올랐다.
최근 알리바바의 AI 기술이 주목 받고 있는 게 주가 급상승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최신 AI 모델 ‘큐원 2.5-맥스’를 공개했다. 알리바바는 이 모델이 딥시크의 AI 추론 모델 ‘V3’, 오픈AI의 GPT-4o의 성능보다 앞선다고 주장한다. 애플은 최근 중국 알리바바를 AI 모델 공동 개발 파트너로 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미국 억만장자 투자자 라이언 코헨이 알리바바 지분을 10억 달러(약 1조4300억원)로 늘린 소식도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헨의 알리바바 지분이 약 700만주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례적으로 기술 기업 좌담회를 열고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등과 악수한 모습도 큰 관심을 끌었다.
에디 우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앞으로 3년 동안 AI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투자 규모를 지난 10년간 투자한 것보다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다만 정확한 투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우 CEO는 “AI는 수십년에 한 번만 등장하는 산업 혁신의 기회”이라고 말했다.
조철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이슈를 계기로 알리바바 AI 기술이 재조명을 받으면서 가치 재평가가 진행 중”이라며 “AI 클라우드 사업부의 실적 개선세가 나타난 만큼, AI 모멘텀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