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이 일본 소도시 직항 노선을 확대하는 반면, 제주행 항공편 운항 횟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엔저(円低)로 일본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항공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국제선에 중·대형 기종을 배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가 최근 발표한 2024년 일본 항공권 예약 동향 분석에서 한국인의 일본 소도시 여행 예약이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사카, 후쿠오카, 치토세, 나리타, 오키나와 등 인기 여행지뿐만 아니라 사가(309% 증가), 도야마(상위 10위권 진입) 등 신규 직항 노선이 열린 도시도 급부상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 자료에서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올해 1월 방일 한국인 여행객은 96만7000명으로 월간 기준 최다 기록을 경신, 전년 대비 12.8% 증가했다. 전체 방문 외국인(378만1000명) 중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이에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한 국제선 운항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LLC 항공사 간 일본 소도시 경쟁도 치열하다. 진에어는 최근 국내 항공사 최초로 인천-일본 이시가키지마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에어서울은 3월 말부터 요나고 노선을 기존 주 3회에서 주 5회로 증편한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11월 부산-마쓰야마 노선을 취항했다. 평균 탑승률이 80% 중반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운항 횟수도 주 3회에서 6회로 확대했다.
반면 제주행 국내선 항공편은 계속 줄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항공기 운항 편수는 2022년 17만1754편에서 2023년 16만1632편, 2024년 15만6533편으로 매년 감소했다. 여객 수도 2022년 2948만5873명에서 2023년 2775만9212명, 지난해 2692만409명으로 2년 사이 8.7% 줄었다. 여객 수도 2년 사이 8.7% 줄었다.
국내선 운항 감소는 항공권 요금 인상으로 이어지며 제주 관광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 수는 최근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22년 1380만3058명이던 방문객 수는 지난해 1186만1654명으로 줄었다.
이 같은 흐름에 제주도도 대응에 나섰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 17일 대한항공과 한국공항 대표를 만나 제주 출발 항공편 확대 및 신규 노선 개설을 공식 요청하며 국내선 공급 확대를 촉구했다.
한편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악화됐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조935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799억원으로 전년 대비 52.9% 급감했다. 진에어 역시 1조461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14.4%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667억 원으로 8.5% 감소했다. 에어부산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항공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고환율과 고유가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항공기 리스 비용과 연료비 등이 대부분 달러로 결제되면서 고정비 부담이 급증했고, 이는 영업이익 감소로 직결됐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