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LPGA 타일랜드, 흥행 대박 비결은 총상금의 3배의 운영비

입력 2025-02-21 13:03
혼다 LPGA 타일랜드 토너먼트 디렉터 마이클 클라우스. 대회조직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아시안 스윙’ 첫 번째 대회인 혼다 LPGA 타일랜드는 아시아에서 열리는 여자 골프 최고 이벤트로 자리를 잡았다. 이 대회는 2006년에 시작해 2008년과 2020년을 제외하곤 올해로 18번째로 열리고 있다.

혼다 LPGA 타일랜드에 이어 열리는 HSBS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블루베이LPGA, 하반기 아시안 스윙인 뷰익 LPGA 상하이, 국내서 열리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메이뱅크 챔피언십, 토토 재팬 클래식까지 총 7개 대회가 아시아에서 열리지만 그 중 역사가 가장 길다.

대회가 열리는 2월 중순이 되면 개최지인 시암 올드 코스가 위치한 파타야에는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골프 마니아들로 인산인해다. 정확히 얘기하면 대회 개최 2주 전부터 글로벌 골프 마니아들이 파타야를 찾는다.

매년 대회장을 찾는 갤러리는 늘어나고 있다. 작년에는 주최측 집계로 4만5000명이 대회장을 찾았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주최측은 예상하고 있다.

대회를 총괄하고 있는 토너먼트 디렉터 마이클 클라우스는 “1년 내내 대회 준비를 한다. 대회 개막 3개월 전(작년 11월)에는 프레스 컨퍼런스 진행 등으로 흥행을 위한 프로모션에 박차를 가한다”고 했다.

혼다 LPGA 타일랜드의 총상금액은 170만 달러다. 올해 열리는 32개 대회 중 가장 적다. 엔트리도 전년도 상위 랭커와 스폰서 초청장을 받은 72명이다.

아무리 봐도 인기를 끌 요인은 없다. 그럼에도 매년 대회장 열기만 놓고 보면 메이저 대회를 방불케 한다. 그 비결은 다름아닌 총상금액의 최소 3배에 해당하는 운영비에 있었다.

마이클은 “스폰서들의 적극적 지원으로 쓸 돈이 많아 졌다. 상금에 비해 운영비가 3배 정도”라며 “대회장을 찾는 갤러리의 안락한 관람을 위해 많은 돈을 쓸 수 있게 됐다. 특히 갤러리가 선수들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것에 집중해서 돈을 쓴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로 인해 올해는 사전 예약이 작년보다 10% 이상 늘었다. 전체적인 갤러리 수도 대략 4만60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흥미로운 것은 주변 골프장 예약률이 대회 개최 2주전부터 급증한다는 것이다. 그 중에는 한국 선수 응원차 방문한 한국 갤러리도 꽤 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결론적으로 말해 혼다 LPGA타일랜드는 팬들을 위한 대회에 방점이 찍혀 있다”라며 “기업 친화형 대회인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풀 필드 대회로 출전 선수들에게 더 신경을 쓰는 블루베이 LPGA와 다른 점이다”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갤러리를 위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회 주최를 총괄하는 IMG측은 20번째 대회가 열리는 2027년에는 전 세계 골프팬들을 위해 대대적인 20주년 행사를 준비할 예정이다.

이 대회가 오늘날 세계 최강 입지를 구축한 태국 여자 골프에 미친 영향도 흥행 요인으로 간과될 수 없다. 태국의 주니어 선수들은 이 대회 출전을 목표로 골프에 정진한다는 것이다. 6년전 부터는 내셔널 퀄리파잉을 도입, 상위 한 명에게 대회 출전 자격을 주고 있다.

퀄리파잉 도입 첫 해에는 40명에 그쳤지만 올해는 90명이 참가할 정도로 반응은 뜨겁다. 그런 점에서 혼다 LPGA 타일랜드가 태국의 주니어 여자 선수들에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 대회에서 홈코스의 태국 선수 우승은 딱 두 차례다. 2021년 아리야 주타누깐과 작년 패티 타바타나낏이다. 올해는 12명의 태국 선수가 출전했다.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태국 선수들의 우승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대회 주최측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주니어프로그램 운용으로 주니어 선수들에게 많은 공을 들인다는 점이다. 11~1월까지 3개월에 걸쳐 혼다 LPGA 타일랜드 이름으로 90~100명 모집, 순회 클리닉을 실시하고 있다.

거기서 평가 점수가 좋은 주니어들에게는 대회 기간 월요일에 초청해 IMG 아카데미 코치들로 부터 클리닉을 받게 한다. 클리닉을 통해 2~3명을 선발해 대회 기간 인사이트 로프 기회를 줘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지근 거리에서 관람하도록 한다.

마이클은 “혼다 LPGA 타일랜드는 주니어 골프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그런 점에서 태국내에서 이 대회를 보는 가치는 엄청나다. 그리고 이 대회가 존속하는 한 태국 출신의 스타 플레이어들은 꾸준히 배출될 것이다”고 했다.

파타야(태국)=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