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럽 다음엔 아시아로 눈 돌릴 것”… 美상원 외교통 경고

입력 2025-02-21 10:4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립건축박물관에서 열린 공화당 주자사 모임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와 무역적자 문제 등으로 유럽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다음 차례는 아시아 동맹국들이 될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 쿤스(민주·델라웨어) 상원의원은 20일(현지시간)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대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일본 정책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다음에 아시아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한다”며 “유럽에서 우리의 동맹 관계와 안보를 무너뜨리고 나면 아시아에서도 (동맹관계에) 실질적인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아시아 동맹국들을 압박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인도태평양에 매우 강력한 유산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궤도를 계속 따르지 않는 것은 전략적으로 주요한 실수가 될 것이다”라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일들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예측할 수 없다”고 얘기했다.

쿤스 의원은 이날 한국을 콕 집어 “최근 한국 상황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든 극적인 진전을 실제로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한미, 한미일 협력을 적극 추진한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 후 퇴진 위기에 몰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압박을 가할 경우 한국 정부가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쿤스 의원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미 의회에서 대표적인 외교안보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는 민주당 행정부 출범 시 국무장관 후보로 거명되기도 했다.

쿤스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이익을 앞세우며 동맹관계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가장 가까운 동맹과 파트너들을 두자릿수 관세로 그저 위협만하고 적당한 양보를 받아낼 수 있고, 관계는 훼손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그가 틀렸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