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최정상 선수들, 한국산 딸기에 홀딱 반하다

입력 2025-02-21 09:59
변경용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방콕 지사장. 대회조직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골프 대회는 저마다 대회를 상징하는 컬러가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아시안 스윙 첫 번째 대회인 혼다 LPGA 타일랜드의 고유 컬러는 레드다. 그런 이유로 대회 개최지인 태국 파타야 시암 올드 코스(파72)에 들어서면 골프장은 온통 붉은색 천지다.

그런데 올해 대회는 또 하나의 레드가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골프 애호가들, 참가 선수, 그리고 대회 관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다름아닌 한국산 딸기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기관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딸기 수출업자들의 통합 조직인 K-베리와 함께 이 의미있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벤트 산파역은 국내외에서 다양한 스포츠 비지니스를 하는 쿼드스포츠 이준혁 대표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태국내에서 한국 딸기 인기가 높다는 것에서 착안해 대회를 개최하는 IMG관계자들을 접촉했다”라며 “처음 협의를 시작했을 때 한국 딸기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 의외로 쉽게 성사될 수 있었다”고 했다.
선물로 받은 한국산 딸기를 들고 활짝 웃고 있는 작년 LPGA투어 상금왕 지노 티티쿤. 대회조직위

여기에 한국산 딸기가 시장 점유율 1위(40% 이상)를 차지할 만큼 태국 현지에서 명성을 얻고 있다는 것도 한 몫했다.

현장에서 만난 변경용 AT 방콕 지사장은 “태국에서 우리나라 딸기의 인기는 아주 높다. 매년 20% 이상 수출량이 증가하고 있다. 고급 과일로 인식돼 특히 선물용으로 굉장히 많이 팔린다. 우리나라보다 가격은 2배 정도 비싸다”라며 “지금이 우리나라 딸기가 가장 많이 수출되는 시기다. 그런 때 이런 큰 대회에 좋은 기회가 만들어졌다”고 혼다 LPGA 타일랜드에 한국 딸기가 선을 보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귀하신 몸이 된 한국산 딸기는 대회 기간 내내 VIP 라운지, 선수 라운지, 그리고 갤러리 플라자에 각각 비치된다. 판매는 일절 하지 않는 대신 갤러리는 시식, 선수들에게는 선물로 전달됐다.

갤러리 플라자에 마련된 시식 코너에는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관람객들로 장사진이다. 시식 참가자들은 엄지척으로 한국산 딸기의 달콤함에 찬사를 보낸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너나할 것 없이 라운지에 마련된 스페셜 룸에 들러 신선하고 달콤한 딸기를 먹으며 하루의 피로를 푼다. 뿐만 아니다. 골프장을 떠날 때는 선물로 받은 딸기를 들고 숙소로 향한다.

변경용 지사장은 “신선 농산물 중에서 현재 가장 효자 수출 품목이 딸기다. 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라며 “이유는 소비자 반응에 따라 그 때 그 때 신품종이 나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과육의 강도가 더 단단해지고 크기도 커지고 있다. 무엇 보다도 더 오래 보관할 수 있어 수요가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고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한국산 딸기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작년 대회 우승자 패티 타바타나낏. 대회조직위

AT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예산을 받아 국내산 농산물과 가공식품을 수출하는 기업을 도와 주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 중 해외 지사는 현지 한국산 농산물을 수입하는 바이어 또는 유통업체 관계자들을 도와 주는 게 주 임무다. 물론 K 푸드 홍보도 담당하고 있다.

변 지사장은 “딸기 다음으로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 샤인 머스켓, 배가 많이 수출되고 있다”라며 “태국에서 K-컬쳐, K-드라마 붐이 일어나는 것도 한국산 딸기 등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계기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분위기로는 대흥행이다. 그런 반응에 대회조직위가 오히려 고마워할 정도다. 변 지사장은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 대만족”이라며 “개인적인 욕심 같아선 내년 대회에는 규모를 더 확대해 딸기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우리 농산물이 소개되는 기회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램이다”는 뜻을 밝혔다.

파타야(태국)=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