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쵸비’ 정지훈이 LCK컵에서 사망 선고 직전의 젠지를 살려냈다.
젠지는 20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CK컵 플레이오프 3라운드 패자조 경기에서 농심 레드포스에 3대 2 신승을 거뒀다. 2대 0에서 동점 추격을 허용했으나 정지훈의 활약에 힘입어 마지막 세트를 잡았다. 이날 승리로 디플러스 기아가 기다리고 있는 결승 진출전에 올랐다.
애초 젠지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양 팀의 기량 차이가 크지 않았다. 첫 세트부터 37분 만에 승자가 가려졌다. 젠지가 ‘기드온’ 김민성(바이)에게 내셔 남작 버프를 스틸 당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침착하게 대지 드래곤의 영혼을 획득한 뒤 굳히기 운영에 들어가 첫 승점을 따냈다.
2세트에선 젠지가 역전승을 거뒀다. 젠지는 상대에게 장로 드래곤 버프를 헌납하고도 넥서스 앞 전투에서 가까스로 이겨 최대 위기를 넘겼다. 결국 43분경 두 번째 장로 전투에서 5대 0 대승을 거두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내내 ‘듀로’ 주민규(뽀삐)와 ‘지우’ 정지우(미스 포춘)가 번갈아 가며 실수를 연발했다. 주민규는 의미 없는 데스를, 정지우는 한타 상황에서 상대에게 위치를 쉽게 노출당했다. 상대의 부진과 실수를 더 노골적으로 파고든 젠지가 이겼다.
3세트에서 농심이 1픽 징크스로 승부수를 띄웠다. 앞선 세트와 비슷하게 라인전부터 우위를 점한 농심이 아타칸, 내셔 남작을 연속 처치한 뒤 넥서스 앞 전투에서 한 차례 패퇴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 번의 실패에 의지가 꺾이지 않았다. 전열을 재정비한 농심은 다시 젠지 넥서스로 돌격해 한타를 열었다. 대승을 거두고 마수걸이 승점을 따냈다.
농심은 4세트까지 기세를 이어 나갔다. 크산테·자크·알리스타로 단단한 탱커 라인을 구축한 게 승인이 됐다. 반면 젠지는 제이스·녹턴·빅토르·진처럼 챔피언의 장단점이 연계되지 않는 조합을 꾸려 경기 내내 대미지 부족 현상에 시달렸다. 농심은 전령 한타 승리 후 끝까지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마지막 세트까지도 농심이 잡는 듯했다. 초반 바위게 싸움에서 농심이 완승하며 ‘피셔’ 이정태(스몰더)가 3킬을 챙겼다. 그러나 정지훈(아지르)이 해결사로 나섰다. 라인전에서 킬을 몰아 가져간 이정태 상대로도 우위를 점한 정지훈 덕에 젠지가 재기에 성공했다. 기세를 되찾은 이들은 27분경 기습 내셔 남작 사냥에 성공, 역전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