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저서엔…“체포되면 정말 죽을 수 있단 언질 받아”

입력 2025-02-20 16:58
지난해 12월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8일 출간하는 저서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당일 여권 인사로부터 “체포되면 죽을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으며 체포에 대비해 비상계엄 반대 인터뷰를 미리 녹음해놓기도 했다고 밝혔다.

오는 28일 출간되는 한 전 대표의 저서 ‘한동훈의 선택-국민이 먼저입니다’ 일부 내용이 20일 동아일보를 통해 공개됐다. 책에는 비상계엄 당시의 비화들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저서에서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여의도로 가던 도중 여권 인사로부터 “체포되면 정말 죽을 수 있다. 즉시 은신처를 정해서 숨어라. 추적 안 되게 휴대폰도 꺼놔라. 가족도 피신시키는 게 좋겠다”는 언질을 받았다고 적었다.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 국회로 진입하려던 당시 자신을 막는 경찰에게 “정말 이럴 것이냐”고 설득해 경내로 들어갔던 상황과 체포에 대비해 비상계엄 반대 인터뷰를 미리 녹음했던 사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전 대표는 “포고령 제1호는 제일 앞머리에서 국회의 정치 활동을 정지시켰다. 포고령 문구 자체로 명백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의 ‘경고성 계엄’ 주장에 대해선 “의원들이 모이기 어려운 오후 10시 넘어 기습적으로 계엄을 선포한 것을 보면 윤 대통령에게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를 막겠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한동훈 신간 '한동훈의 선택-국민이 먼저입니다'. 메디치미디어 제공

계엄 이튿날인 지난해 12월 4일 윤 대통령과의 면담 상황과 관련해선 “대통령은 자신이 ‘국회 해산도 할 수 있었는데도 국회 해산을 하지 않았지 않느냐’고 말했다”는 취지의 대목이 담겼다. 헌법에 없는 대통령의 ‘국회 해산권’을 언급하며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면담에서 한 전 대표가 자신을 체포하려 한 이유를 묻자 윤 대통령이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만약 정치인을 체포하려 했다면 방첩사령부를 동원했을 텐데 이번 계엄에는 방첩사를 동원하지 않았다”고 답한 사실도 언급됐다.

당시는 방첩사의 체포조 가동 사실이 알려지기 전이었던데다 자신이 언급하지도 않은 방첩사 얘기를 윤 대통령이 먼저 거론해 “갑자기 방첩사 얘기는 왜 하는지 의문”이었다고 한 전 대표는 돌이켰다. 이후 대통령이 ‘비상입법기구’를 계획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황당한 발상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의 저서는 사전 예약판매가 시작된 전날에 이어 이날도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주요 서점 실시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저서는 384쪽 분량으로, 비상계엄 당일부터 질서 있는 조기퇴진 시도,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당 대표 사퇴까지 14일간의 상황과 소회가 담겼다.

지난해 12월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잠행을 이어오던 한 전 대표는 책 출간에 맞춰 북콘서트나 강연 등의 행사를 통해 정치 행보를 재개할 전망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