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마리 25원” 뎅기열 급증에 모기 포획 보상금 내건 필리핀

입력 2025-02-20 15:46
필리핀 마닐라의 한 마을에서 뎅기열 확산을 막기 위해 모기 포획 보상금을 내걸었다. 마을 주민이 자신이 잡은 모기를 보여주고 있다. AP연합뉴스

필리핀 마닐라의 한 마을에서 뎅기열 확산을 막기 위해 모기 포획 보상금을 내걸었다. 마닐라는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로, 이 마을에서는 최근 뎅기열로 두 명의 사망자가 나오면서 보상금 지급 계획이 마련됐다.

19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필리핀 마닐라 중심부에 위치한 애디션 힐즈에서는 모기를 잡아오면 5마리 당 1페소(약 25원)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마을 대표인 카를리토 세르날은 죽은 모기와 살아 있는 모기, 모기의 유충을 가져올 경우 현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 채로 포획된 모기의 경우 자외선으로 박멸하며, 이미 마을 사람들이 총 700마리의 모기와 유충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필리핀 보건부는 이와 관련해 BBC에 “뎅기열과 싸우기 위해 노력하는 지방 정부 임원들의 선의에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포상금을 얻으려고 일부러 모기를 번식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기를 사육할 경우 오히려 뎅기열이 퍼질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필리핀 당국은 계절성 집중호우로 인해 올해 2월까지 최소 2만8234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0%가 증가한 수치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를 통해 전염되는 뎅기열은 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심할 경우 호흡곤란이나 내부 출혈 등으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병이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