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명의 시간’ 왔다…MLB 이정후·김혜성·배지환 등 시범경기 출격

입력 2025-02-20 15:22
LA 다저스 김혜성. 연합뉴스

한국인 빅리거들에게 ‘증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가 1개월간의 열전에 돌입하면서 치열한 생존 경쟁에 나섰다.

올 시즌 LA 다저스에 합류한 ‘신인’ 김혜성(26)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벌어지는 시카고 컵스와 시범경기로 MLB 실전 경기에 나선다.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한 김혜성은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KBO리그에서 주로 2루수로 뛴 김혜성은 아직 다저스에서 적합한 포지션을 찾지 못하고 내야와 외야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개막전 40인 로스터 진입 여부는 보직 확정에 달렸다. 김혜성은 계약 조항에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입지를 굳히지 못하면 마이너리그로 가야 할 수도 있다. 김혜성은 “무조건 개막 엔트리에 들 수 있도록 시범경기에서 열심히 해서 기대하는 팬들께 실망감 안겨드리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27)도 오는 23일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의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와 대결을 시작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한다. 지난해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고 미국 진출에 성공한 이정후는 수비 도중 펜스와 충돌해 어깨를 다쳐 37경기 만에 첫 시즌을 접었다. 수술과 재활을 거쳐 스프링캠프에서 정상 훈련을 소화 중인 이정후는 실전 감각 회복이 최우선 숙제다. 이정후는 “투수들 공을 더 보고 싶다. 아직 타격 기회가 많지 않아서 아쉽다”면서 “시범경기도 있으니까 기회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빅리그 4년 차 배지환(26·피츠버그 파이리츠)에게도 시범경기는 절실하다. 배지환은 2023년 111경기에 나서 도루 24개를 기록하며 주루 능력을 보여줬으나 지난해엔 출전 자체가 적어 29경기 6도루에 그쳤다. 타율도 0.189에 불과했다. 마이너리그인 트리플A에서 66경기 타율 0.342 7홈런 41타점 49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937로 공격력을 과시한 만큼 시범경기를 통해 눈도장을 찍는 게 급선무다.

고우석(27·마이애미 말린스)은 어쩌면 이번 시범경기가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2023시즌 KBO리그 통합우승팀 LG 트윈스의 마무리로 MLB 진출에 성공했으나 샌디에이고에서 실력을 꽃피우지 못하고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됐다. 이후에도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하고 마이너리그만 전전했다. 고우석은 현재 초청선수 신분으로 마이애미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이다. 초청선수가 시범경기에서 40인 로스터에 든 선수를 제치려면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마이애미는 23일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시범경기에 나선다.

김하성(30)의 소속팀 탬파베이 레이스도 22일 뉴욕 양키스전으로 시범경기에 돌입한다. 다만 어깨 수술 후 재활 중인 김하성은 시범경기 출전 없이 4월 말 복귀를 목표로 훈련 중이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