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상승으로 2000년대 이후 전 세계 빙하가 5%가량 소실됐고, 유럽의 알프스와 피레네 산맥에 있는 빙하는 거의 40%가 녹아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전 세계 빙하는 총 6조5420억t이 녹아서 사라졌으며 이로 인해 해수면이 1.8㎝ 상승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렸다.
세계 35개 팀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빙하에 대한 현장 측정뿐만 아니라 광학, 레이더, 위성 데이터를 결합해 전 세계 빙하 손실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추정치를 얻기 위한 첫 번째 시도이다.
연구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 사이에 전 세계 빙하의 약 5%가 사라졌다. 남극과 그 인근 섬들에서는 빙하가 2%가량 줄었지만, 중부 유럽에서는 39%의 빙하가 상실됐다.
2000년 이후 전 세계 빙하는 해마다 평균 2730억t씩 사라졌는데, 이는 전 세계 인구가 30년 동안 소비한 물과 맞먹는 양이다. 특히 2000∼2011년 사라진 빙하보다 36% 더 많은 빙하가 2012∼2023년에 사라졌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영국 브리스톨대학교 빙하학 부교수인 파비앙 마우션은 “지구 온도가 계속 상승함에 따라 빙하 감소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놀라울 정도로 가속화되고 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빙하가 녹는 것은 해수면 상승을 일으키고, 홍수와 가뭄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영국 노섬브리아대학교 지리·환경과학 학과장인 앤드류 셰퍼드 교수는 “해수면이 1㎝ 상승할 때마다 지구 어딘가에서 매년 200만명이 홍수에 노출된다”고 말했다. 셰퍼드 교수는 또 “전 세계 약 20억명이 빙하가 녹는 물에 의존하고 있다”며 빙하의 상실은 이들의 삶을 위협한다고 덧붙였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