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개헌론과 관련해 “지금 개헌을 얘기하면 블랙홀이 된다” 말했다. 민주당을 중도보수로 규정해 논란이 불거진 것을 두고는 “진보의 가치를 버리는 게 아니라 중점을 실용에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위기의 한국사회, 해법을 묻다’를 주제로 열린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지금은 내란 극복과 헌정질서 회복에 집중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지금 개헌을 말하면 빨간 넥타이 매신 분들(보수 세력)이 좋아하고 헌정 질서 파괴에 대한 책임 추궁이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며 “(개헌은) 급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선 국면이 되면 개헌 논의를 하는 게 맞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누군가는 낮에는 (대선 준비하는 게) 아니라고 하고 밤에는 대선 국면을 전제로 행동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다”고 했다.
대선 국면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있는 개헌 내용을 두고는 “민주당이, 이재명이 어떻게 하고자 하는 것은 이미 다 정리돼 발표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표는 “민주당의 위치는 중도보수쯤에 있다고 실제로 판단한다”며 당의 정체성과 관련한 발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18일 유튜브 ‘새날’ 채널에서 “앞으로 민주당이 중도 보수 정권,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야권 내부에서는 민주당의 전통과 가치를 훼손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우리(민주당)가 추구한 기본적 가치를 버리자고 얘기한 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며 “오른쪽이 다 비어있는데 건전한 보수, 합리적 보수의 역할도 우리 몫이 돼야 하지 않겠냐. 실제로 그 역할을 상당 정도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