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때 처형된 기독교인 실상 드러나, 진실화해위 기독인 희생사건 공개

입력 2025-02-19 16:09 수정 2025-02-19 16:10
김제 저산교회 앞에 세워진 백남용 목사의 순교비와 약력비 모습. 진실화해위 제공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박선영·진실화해위)가 6·25전쟁 당시 전북 기독교인 13명이 인민군에게 처형됐다고 19일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전북 6개 시군 10개 교회에서 목회자와 성도가 희생된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6·25전쟁 기독교인 희생 사건 진실규명은 지난해 4월 이후 여덟 번째다.

1950년 전쟁 직후부터 1951년 빨치산이 활동한 시기까지 김제 저산교회, 들녘교회(전 금평교회), 난산교회를 비롯해 정읍 산외교회(전 동곡교회)와 신태인제일교회, 남원 운봉교회가 피해를 입었다. 13명 희생자 대부분은 예배를 인도하는 등 신앙생활을 유지하고 인민군에게 비협조적이라는 이유로 처형됐다. 종교인은 인민군의 집중관리 대상이었으며 특히 기독교는 공산주의가 양립될 수 없다고 판단해 인민군의 기독교인에 대한 적개심이 컸다.

대표적 사례로는 백남용(김제 저산교회) 목사가 거론된다. 백 목사는 1950년 북한군 점령하에서 예배를 인도하다 내무서(현 경찰서)에 수감됐고 인민군 후퇴기에 구타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 조흥식(진안 좌포교회) 전도사는 같은 해 전도사로 활동하다 빨치산에 의해 연행돼 고문을 받고 숨졌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