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도 슬라이딩도 척척…두려움 떨쳐낸 이정후

입력 2025-02-19 16:03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19일(한국시간) 스프링캠프 훈련 장소인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연습 타격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부상 악몽을 이겨내고 그라운드 복귀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0여일 만에 실전 스윙에 나섰고 슬라이딩도 거침없이 해내면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보내는 두 번째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정후는 19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수비, 주루뿐 아니라 타격까지 다양한 훈련을 소화했다.

선수와 구단의 초점은 부상 방지에 쏠려 있다. 이정후는 수비 훈련에서 동료 외야수와 구단 수비 인스트럭터의 이론 교육을 받았다. 지난해 수비 도중 펜스와 충돌해 왼쪽 어깨를 다친 이정후를 위해 코치가 직접 펜스에 몸을 부딪쳐가며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어깨 부상으로 이정후는 MLB 첫 시즌을 허무하게 마쳤다. 37경기 타율 0.262 38안타 2홈런 8타점 2도루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슬라이딩 훈련에도 나섰다. 이정후는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베이스를 향해 머리부터 먼저 들어가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과 한쪽 다리를 접어 다리부터 들어가는 벤트 레그 슬라이딩을 연습했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은 엎드리면서 양쪽 어깨를 앞으로 쭉 뻗어야 해 어깨 수술을 한 이정후에겐 부담스러운 동작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정후는 막힘 없었다. 그는 “두려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같은 부위를 수술했던) 2018년이 더 무서웠다. 당시 한화 이글스와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쳤는데, 그때가 힘들었지 지금은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라이브 배팅 훈련도 한 차례 소화했다. 전날엔 투수들이 던진 공 10개를 타석에서 지켜보기만 한 이정후는 이날 드디어 방망이를 휘둘렀다. 오른손 투수 헤이든 버드송의 공 3개를 지켜본 뒤 4구째에 힘차게 스윙했다.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벗어난 공을 쳐 배트가 부러졌다.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가 투수의 공을 맞춘 건 지난해 5월 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이후 286일 만이다. 나머지 시간은 타석 뒤에서 대기했다. 실전 감각을 빨리 찾아야 하는 이정후로선 많은 공을 보는 게 필요하지만, 아직은 훈련 초반이라 다소 여유 있게 진행했다.

대신 카메라가 없는 실내에선 강도 높은 타격 훈련을 소화 중이다. 이정후는 “공식 훈련은 오전 9시 15분에 시작하지만 보통 오전 7시에 출근한다”며 “근력 운동도 하고, 실내 연습장에서 타격 훈련도 엄청나게 한다. 공식 훈련 시작 전까지 2시간은 계속 움직인다”고 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