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자동차 관세 25% 될 것…반도체·의약품은 그 이상”

입력 2025-02-19 07:06 수정 2025-02-19 09:3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 관세가 25%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라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는 4월 2일에 자동차 관세에 대해 발표할 예정으로, 트럼프의 공언대로 높은 관세 부과가 강행된다면 한국 자동차 산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동차 관세율에 대한 질문에 “아마 여러분에게 4월 2일에 이야기할 텐데 25% 정도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에 대한 질문에 “25%, 그리고 그 이상이 될 것이다. 관세는 1년에 걸쳐 훨씬 더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그들(기업)에게 들어올 시간을 주고 싶다. 그들이 미국으로 와서 여기에 공장을 두면 관세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에게 약간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동차와 반도체는 한국의 대미 최대 수출품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현재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된다. 하지만 트럼프의 공언대로 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트럼프는 모두 발언에서는 “전 세계의 가장 큰 기업들이 미국으로 돌아오고 싶어한다”며 “다른 지역의 자동차 공장이 취소되고 있다. 그들이 이곳(미국)에 공장을 짓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우리가 관세와 세금, 인센티브를 통해 경제적으로 하는 일 때문에 미국으로 돌아오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유럽연합(EU)이 상호 관세를 피하는 방법을 묻자 “내가 이해하기로 EU는 이미 자동차 관세를 우리와 같은 수준으로 낮췄다”며 “EU는 자동차에 10% 관세가 있었는데 이제 우리와 똑같은 2.5% 관세가 있다. 그러니 우리는 이미 엄청난 돈을 절약했다”고 말했다. EU는 수입 자동차 관세가 10%였지만 최근 트럼프가 높은 관세를 문제 삼자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EU가 이렇게 한 것을 환영하지만 EU는 우리에게 매우 불공정했다. 우리는 (EU와 교역에서) 3500억달러 적자를 보고 있고, 그들은 우리 자동차와 농산물을 수입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거의 수입하지 않고 매우 조금만 수입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러시아와의 우크라이나 전쟁 협상에 대해서는 “매우 훌륭했다. (협상에) 더 자신감을 얻었다”며 “우리는 이 전쟁을 끝내고 싶다. 이건 무의미한 전쟁이며 절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한다.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달 말 안에 만날지를 묻자 “아마도(probably)”라고 답했다.

트럼프는 특히 “매주 수천 명의 군인이 죽어가고 있다”며 “많은 한국인(북한군)도 전투에 참여했다가 목숨을 잃었다. 상당수가 희생됐다”고 했다. 트럼프가 북한군의 참전과 전사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 희생되는 군인들을 언급하며 “게티즈버그 전투와 비슷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또 종전 뒤 유럽이 평화유지군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하고 싶다면 그것도 괜찮다. 나는 전적으로 찬성”이라며 “프랑스도 언급했고, 영국도 언급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어 “우리(미국)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미군 배치에는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평화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우리는 휴전과 평화 그 자체를 원하고 둘 다 원하지만, 일단 휴전부터 시작하자”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에서는 선거가 치러지지 않았고, 사실상 계엄령이 선포된 상태”라며 “말하기 싫지만, 우크라이나 지도자(젤렌스키)는 지지율이 4%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