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채널 ‘초롱이와 하나님’은 아기자기하면서 밝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웹툰으로 복음 메시지를 전한다. 팔로워는 4만4000여명에 이른다. 기독교 관련 지식이 전혀 없는 이들도 복음을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크리스천의 공감을 자아낸 그림들이 많다. 채널을 운영하는 김초롱(40) 작가는 신앙과 일상을 담은 웹툰으로 팔로워들과 소통하며 하나님의 사랑과 진리를 드러낸다.
김 작가가 그림으로 복음 전하는 사역을 하는 이유엔 대학생 시절 우울증으로 어려움을 겪다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치유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18일 서울 용산구 한국컴패션 사옥에서 국민일보와 만나 하나님의 사랑으로 회복된 이야기를 들려줬다.
2003년 한동대 산업정보디자인학부에 입학한 그는 자해까지 할 정도로 깊은 우울증에 시달렸다. 김 작가는 “목회자 자녀였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정체성이 바로 서지 못했다.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현실에 대해 희망이 없다고 좌절했다”며 “결국 은둔 생활을 하면서 삶을 끝내는 것만이 답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그래서 칠흑 같은 시간을 보낸 대학 생활 가운데 좋은 추억이 별로 없다고 한다.
그는 2008년 선교사의 대언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한 뒤부터 조금씩 회복을 경험했다. 영적·정서적으로 치유되는 데에는 3년의 세월이 걸렸다. 예수전도단(YWAM) 호주 퍼스에서 제자훈련을 받으며 그래픽디자인으로 선교 사역을 했다. 이후 자연스럽게 그림으로 하나님을 섬기겠다는 소명을 깨달았다.
그는 과거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붓을 들었다. ‘초롱이와 하나님’ 채널은 평신도 관점에서 복음에 대해 툭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다. 그는 “수만 명의 팔로워가 생기면서 고민 상담을 요청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미 제가 겪은 감정들을 똑같이 느끼고 계셔서 같이 울게 된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비즈니스 선교에도 매진 중이다. 선교단체 방주선교회에 소속된 그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베트남 일본 몽골 등 13개국에서 단기선교에 참여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했다. 방주선교회는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힘있게 복음을 전하도록 선교사의 회복과 지원에만 중점을 둔 단체다.
김 작가는 “비즈니스 선교를 하며 돈을 버는 목적이 명확해졌다. 일이 들어오면 선교사님을 도울 생각에 기쁘다”고 했다. 그는 웹툰 작품의 인기가 늘어나면서 기독교 상품 브랜드인 ‘초롱이네 문방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교회와 소외 이웃, 선교지를 지원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현실에 고통받거나 사랑이 필요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최종적으로는 ‘5000명을 먹이는 사람’이 되는 게 그의 비전이다.
김 작가는 올해 사순절을 맞아 국제어린이양육기구 한국컴패션(대표 서정인 목사)과 협력해 사순절 필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부터 4년째 전개하는 캠페인이다. 컴패션 후원자로 두 명의 어린이들과 결연한 김 작가는 성경 필사 노트 제작에 참여했다.
필사는 삶의 우선순위를 말씀으로 바뀌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팬데믹 때 하나님이 인도해주신 게 필사다. 구독자들과 필사하고 인증하면서 많은 은혜를 받았다”며 “아무리 바빠도 말씀을 먼저 보고 필사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이것이 복된 삶임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