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전공의 58%는 ‘동네병원’ 근무… 4000명은 어디에

입력 2025-02-18 09:18 수정 2025-02-18 10:25
서울의 한 대형병원. 연합뉴스

의대 증원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해 1년 전 병원을 떠난 전공의 절반 이상이 동네병원 등 소규모 의료기관에 재취업했으며, 4000여명의 전공의는 여전히 의료기관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련병원에서 사직했거나 임용을 포기한 레지던트 9222명 중 지난달 기준 5176명(56.1%)이 의료기관에 재취업했다.

전공의들은 지난해 2월 6일 정부가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을 발표한 이후 일제히 사직서를 제출하고 같은 달 20일부로 근무를 중단했다. 이어 지난해 6월 정부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철회로 7월부터 병원별로 사직 처리가 시작되면서 전공의들이 일반의로 재취업하는 게 가능해졌다.

일반의는 의대 졸업 후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했지만 전공의 수련 과정을 밟지 않은 의사로, 일반의가 과목별로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전문의 시험에 합격하면 전문의가 된다.

전공의들의 재취업 의료기관을 종별로 보면 5176명 중 58.4%인 3023명이 의원급 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중 3분의 2가 서울(998명) 경기도(827명) 인천(205명) 등 수도권 의원에 재취업했다.

상급종합병원에 재취업한 전공의는 1.7%인 88명에 그쳤다. 병원 815명(15.7%), 종합병원 763명(14.7%), 요양병원 383명(7.4%), 한방병원 58명(1.1%) 등이었다. 사직한 레지던트 9222명 중 4046명은 의료기관 밖에 있는 상태다.

의·정 갈등은 일반의 증가라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일반의는 모두 1만684명이다. 이는 전공의 사직 전인 2023년 말(6041명)에서 76.9% 급증한 수치다.

의원에서 근무하는 일반의가 4073명에서 7170명으로 76.0% 늘고, 병원에서 일하는 일반의는 1년 새 204명에서 842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반면 전국 의료기관의 인턴은 2023년 말 대비 96.4%, 레지던트는 88.7% 급감했다.

전문의 숫자는 1년 새 1.8% 증가했다. 1년째 이어진 전공의 사직으로 올해 전문의 시험 1차 합격자가 작년의 18% 수준으로 급감한 탓에 올해 말 전문의 숫자는 작년 말 수준에 머물거나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