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모신다” 대형마트서 러브콜, 화장품 로드숍과 윈윈

입력 2025-02-18 05:01
서울 소재 한 다이소 매장에 고객들이 계산을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시스 제공

대형마트가 다이소를 모셔오고 있다. 소비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한 가운데, 다이소는 내수 침체 속에서도 급성장하며 대형 점포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의 핵심인 대형마트와 다이소의 합종연횡이 더욱 확대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숍인숍’ 출점을 늘리는 추세다. 이날 기준 다이소는 이마트(트레이더스 포함) 154곳 중 26곳, 롯데마트(맥스 포함)에는 111곳 중 93곳으로 90% 가까이 입점했다. 홈플러스에는 127곳 중 54곳이 입점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추가 출점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신세계사이먼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에 다이소가 입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이소가 국내 프리미엄 아울렛에 들어선 것은 처음이다.

매장들은 ‘다이소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다. 롯데마트는 기존에 입점했던 다이소 점포를 리뉴얼해 김해점과 서대전점을 각각 2644㎡(800평)으로 키웠다. 두 점포의 지난 1월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20%, 고객수는 15% 이상 성장했다. 이마트 목동점은 지난달 24일 리뉴얼 후 신규 입점한 다이소를 포함한 임대 매장의 매출이 123%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대형마트와 다이소의 만남을 ‘윈윈’으로 평가한다. 그로서리(식료품)을 강화하고 공산품을 줄인 대형마트의 빈자리를 다이소가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소 입장에서도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서 매출 증대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주차장 등 큰 공간의 인프라도 누릴 수 있다.

이처럼 장기화된 불황 속에서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강력한 앵커 테넌트로 주목받고 있다. 앵커 테넌트는 고객을 끌어들이는 핵심 임차인으로, 스타벅스나 인기 맛집처럼 매장 자체만으로도 큰 집객 효과를 발휘한다. 복합쇼핑몰, 마트 등 테넌트로 들어간 다이소 매장은 꾸준히 증가해 올해 3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다이소 뷰티의 인기는 ‘실적 부진’을 겪던 오프라인 뷰티숍 브랜드에도 호재다. 과거 로드숍 전성 시대를 이끌었던 뷰티 브랜드들의 실적 부진과 폐점이 잇따르는 가운데, 다이소 입점으로 유통 채널이 다각화됐기 때문이다. 에뛰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1억원으로 38.6% 감소했다. 이니스프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억원으로 전년 대비 84.1% 줄었다.

다이소는 올해 상반기에도 ‘1세대 로드숍’ 브랜드들과 함께 뷰티용품 역량을 강화한다.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더페이스샵이 지난 11일 다이소에 입점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전개하는 에뛰드도 내달 입점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다이소는 오는 24일부터 200개점을 시작으로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대웅제약 등 제약사가 입점해 판매한 의외약품 외에 건기식 판매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의 또 다른 절대 강자 올리브영과의 경쟁 확대도 예상된다. 올리브영은 이미 헬스앤뷰티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지향하며 건기식 품목을 늘리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모두 매출액 4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