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붐이 이어지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일본 소도시 노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공급이 충분한 대도시 노선 대신 경쟁이 덜한 신규 노선을 개척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진에어는 오는 4월 3일 일본 오키나와현 최남단 소도시인 이시가키지마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고 17일 밝혔다. 인천~이시가키지마 노선에 운항하는 건 국적 항공사 중 진에어가 처음이다. ‘일본 최남단 숨은 보석’이라고 불리는 이시가키지마는 연평균 24.3도의 온화한 기후를 가져 휴양지로 인기가 높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내 항공사 일본 소도시 노선 경쟁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27년 만에 인천~구마모토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아시아나항공도 구마모토와 아사히카와 노선에 대한 운항을 재개했다. 이스타항공은 도쿠시마 노선에 국내 항공사 처음으로 취항했다.
일본 여행이 급증하면서 여행 트렌드가 대도시에서 소도시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 영향이다. 엔화 가치 하락(엔저) 영향으로 일본 도쿄·후쿠오카·삿포로 등 대도시를 경험한 이들이 새로운 여행지를 찾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소도시를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구마모토, 오이타, 마쓰야마, 시즈오카, 히로시마 등 일본 소도시를 방문한 여객수가 10만명이 넘는다. 특히 인천~히로시마 노선은 2023년 약 3만명 수준이던 여객수가 20만6151명으로 급증했다. 인천~시즈오카 노선은 13만1793명으로 전년 6만2899명에서 2배 이상 늘었다.
대도시 노선이 과다 공급에 따른 특가경쟁으로 수익성이 저하된 상태라는 점도 소도시 취항이 매력적인 이유다. 단독 노선 개척을 통해 출혈 경쟁을 피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여행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일본 소도시 취항을 부추기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워낙 높은 데다 엔저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도 일본 여행을 떠나는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일본 노선 이용객은 2514만3112명에 달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여행 수요가 늘어난 만큼 경쟁력 있는 노선은 항공사의 실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신규 소도시를 발굴하기 위한 항공사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