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죽으면 죽으리이다

입력 2025-02-17 15:44 수정 2025-02-17 18:22

구약 성경 에스더서를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하수에로왕의 왕비 와스디가 왕명을 따르기를 싫어해 폐위를 당하고 수산 도성에 있는 유대인 모르드개의 사촌 누이동생 에스더라는 아리따운 처녀가 왕후가 됐습니다.

모르드개의 지시대로 에스더는 제 민족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모르드개는 성품이 강직해서 아하수에로왕의 총애를 받아 높은 지위를 차지해 모든 신하 위에 군림한 하만이란 사람에게 다른 신하들은 왕의 명령대로 꿇어 절했지만, 모르드개는 꿇지도 아니하고 절하지도 않았습니다. 하만에게 모르드개는 눈의 티로 목의 가시 같았습니다. 유대인 출신 모르드개를 죽도록 싫어하고 미워한 하만은 아하수에로왕에게 모르드개를 그의 아내와 더불어 전국 각도에 사는 유대인들을 진멸하기로 제안했습니다. 동의를 얻은 하만은 12월 30일 하루 동안 전국에 있는 유대인 남녀노소 불문하고 다 죽이기로 조서를 내렸습니다.

이 정보를 입수한 모르드개는 그의 옷을 찢고 굵은 베옷을 입은 후, 재를 뒤집어쓰고 금식했습니다. 통곡하며 부르짖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모든 유대인은 이 일에 동참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왕후 에스더에게 알려 왕에게 고해 자기 민족을 구하라고 했습니다. 이 전갈을 받은 에스더는 “왕의 부름을 받기 전에는 왕후라도 왕 앞에 갈 수가 없는 게 궁중의 규례이다”며 난색을 보였습니다.

그때 모르드개는 에스더에게 “너는 왕궁에 있으니 모든 유대인 중에 홀로 목숨을 건지리라 생각하지 말라. 이때 만일 네가 잠잠해 말이 없으면 유대인은 다른 데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으려니와 너와 네 아버지 집은 멸망하리라.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라고 물었습니다.

이 말을 들을 에스더는 충격을 받고 깨달아 결단했습니다. 에스더는 “당신은 가서 수산에 있는 유대인을 다 모으고 나를 위해 금식하되 밤낮 3일을 먹지도 말고 마시지도 마소서. 나도 나의 시녀와 더불어 이렇게 금식한 후에 규례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리니 죽으면 죽으리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하나님의 역사가 시작됐고 멸절 직전에 있던 유대인들은 구원을 받았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인류 역사는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개인이나 민족이나 위기에 직면합니다. 문제는 이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그 흥망성쇠가 달려있습니다. 역사학자 토인비는 그의 명저 ‘역사연구’에서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학적 관계”라고 했습니다. 우리에게 달려오는 도전에 적극적으로 응전하면 승리하고 소극적으로 응전하면 패배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우리 대한민국은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서 있습니다. 광복 이후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피를 흘리면서까지 나라를 지켜서 세계 최빈국의 나라에서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부강한 나라가 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수호할 것이냐, 아니면 공산 독재 종북 사상으로 끌려갈 것이냐.

우리나라의 운명은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 이때 모르드개와 같이 악에 타협하거나 굴하지 않고 나라와 민족의 앞날을 위해 깨우칠 수 있는 하나님의 사람이 필요합니다. 모르드개는 유대인이 진멸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임했을 때 베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금식하고 애통하며 부르짖었습니다. 자기뿐만 아니라 온 민족이 이 길에 동참했습니다.

오늘 우리 한국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이처럼 일어나고 있는 것을 하나님이 보십니다. 우리에겐 희망이 있습니다. 밤이 가장 어두울 때 먼동이 트기 시작합니다. 우리 모두 일어나 하나님께 부르짖어야 합니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렘 33:3)

그리고 깨달았으면 내가 지금 있는 것은 ‘이때’를 위함인 줄 알고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나서면 대적은 물러가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은 굳건히 서게 될 줄로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