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가수 이승환이 16일 “CIA에 입국 거부를 당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탄핵 찬성 연예인들을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신고하자”는 내용의 글이 다수 게시된 바 있다.
이승환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조카 결혼식이 있어서 미국에 왔다”며 “CIA에 의해 입국 거부를 당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어 “이렇게 아름답고 유쾌하고 감동적인 결혼식이 또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이승환은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서 공연한 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이승환 외에도 탄핵 찬성 집회 참석자들에게 음식 등을 ‘선결제’한 가수 아이유, 유리 등이 공격의 대상이 됐다.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들의 이름이 적힌 ‘탄핵 찬성 연예인 리스트’가 공유되며 ‘이들을 CIA에 신고하자’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최근에는 자우림 밴드의 미국 뉴욕 공연이 취소되자 “CIA 신고로 미국을 못 가는 것 같다” “CIA 효과 좋은거 입증됐다” 등의 글도 다수 올라왔다. 이에 자우림의 소속사는 공식 입장을 내고 “사실 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한미국대사관도 “CIA는 미국 비자 및 이민신청을 판단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승환은 지난해 말 경북 구미시가 공연장 대관과 관련해 정치적 선동 금지 등을 서약하라고 요구한 것이 “양심의 자유, 예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지난 6일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