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여성 권모씨는 요즘 리필이 가능한 화장품을 주로 구입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환경친화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권씨는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소비에 좀 더 보람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여성 김모씨도 최근 리필 제품을 제공하는 브랜드가 다양해진 것을 체감한다고 했다. 그는 “본품을 두 개 사는 것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리필이 가능한 제품을 선호하는데 얼마 전 화장품을 구입하려고 보니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선택지가 다양해진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친환경 이슈에 예민한 소비자를 타깃으로 ‘리필 뷰티’가 유행하고 있다. 과거 쿠션 파운데이션이나 샴푸 등에서 찾아볼 수 있던 리필 제품이 스킨케어부터 립스틱까지 확장되는 추세다. 브랜드 또한 다양해졌다. 일부 ‘비건’ 지향 브랜드에서 선보이던 것을 넘어 명품 브랜드까지 리필 제품을 내놓고 있다.
16일 올리브영 홈페이지에 리필을 검색하자 439개의 제품이 나왔다. 종류는 세럼, 크림, 토너 패드 등 여러 가지였다. 세럼이나 토너 패드의 경우 본품을 다 쓴 뒤 같은 용기에 별도로 포장돼 있던 리필 제품을 옮겨 담는 식이다. 크림은 리필 용기를 본품 케이스에 갈아끼우는 식으로 제공된다.
샤넬, 디올, 헤라 등 소위 ‘백화점 브랜드’의 립스틱도 리필 제품을 제공한다. 20대 박모씨는 “립스틱도 리필 제품이 있는 줄은 몰랐다”며 “주로 같은 색의 립스틱을 사용하는 편인데 리필 제품을 구입하면 케이스를 버리지 않아도 되니 환경에 더욱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에게는 가격적인 면에서도 장점이 크다. 본품 용기 가격이 정가에서 제외되니 더욱 저렴하게 구입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기획 이벤트나 할인까지 더해지면 거의 제품 한 개 값으로 본품에 리필을 더해 2개를 구입하는 셈이 된다. 김씨는 “예를 들어 같은 세럼이라면 이왕이면 리필이 가능한 제품을 사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위생이 걱정된다는 의견도 있다. 권씨는 “물과 자주 닿는 욕실 제품은 용기에 곰팡이가 피었다는 후기를 본 적이 있다”며 “그래도 장점이 더 크다는 생각에 리필 제품을 선호한다”고 했다.
실제로 환경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리필 용기도 결국 플라스틱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씨는 “생분해 플라스틱 등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결국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