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보기 드문 성장세를 이어가던 편의점 업계가 지난해 소비 침체와 경쟁 심화로 일제히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매출은 키운 선두권 업체들과 달리 세븐일레븐·이마트24는 매출 감소에 영업손실이 더 커지며 수익성 개선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올해 편의점 업계는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 적극적인 신규 점포 출점보다는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GS25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946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 감소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0.6% 감소한 2516억원으로 집계됐다. 양사 지난해 매출은 GS25가 8조6661억원으로 전년(8조2457억원)보다 5.1% 늘었고 BGF리테일도 6.2% 증가한 8조6988억원을 나타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점포·비용 효율화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다음 달 말 연간 실적을 공개하는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이 4조5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줄었고 영업손실이 224억원에서 528억원으로 배 이상 늘었다. 이마트24도 지난해 매출이 2.8% 감소한 2조1631억원이었고 영업손실은 전년 230억원에서 298억원으로 불어났다.
업계는 편의점 실적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 소비 침체와 물가 상승, 물류·인건비를 포함한 고정비 증가, 이상 기온 등의 요인이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과열된 출점 경쟁으로 점포 수익성이 악화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기준 편의점 점포 수는 CU 1만8458개, GS25 1만8112개, 세븐일레븐 1만2152개, 이마트24 6130개 등 5만4852개다. 5년 만에 29.7% 증가한 수치로, 우리보다 인구가 1.4배가량 많은 일본과도 비슷한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점포당 매출액은 약 5064만원으로 전년 동월(5012만원) 대비 1% 남짓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파른 성장세로 백화점 매출을 뛰어넘을 것이란 예상도 빗나갔다. 지난해 편의점 매출 비중은 하반기에 잠시 백화점을 추월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연간 집계 결과 0.1% 포인트 차이로 백화점 비중을 넘어서지 못했다.
업계는 올해도 내수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상품·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점포당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관계자는 “편의점 업계가 무분별한 출점보다는 우량 점포 위주의 출점 전략을 펼치면서 경쟁 구도가 외형 키우기에서 내실 다지기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