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3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두고 연일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추경안이 “포퓰리즘”이라며 비판하고, 민주당은 “여당이 나라를 망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4일 최고위 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추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해 보면 전혀 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며 “삭감안 예산을 복구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건다는데, 특활비를 늘리면 민생경제가 회복이 되냐”고 따졌다.
이 대표는 이어 “(국민의힘이) 이상한 고집을 부리고 있다”며 “나라 살림보다는 어떻게 하면 야당을 괴롭힐까만 고민하는 것 같다. 시쳇말로 나라를 망치자고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생 경제의 어려움이 하루가 다르게 심화되고 있다”며 “국정협의회가 곧 열리는데, (추경 편성은) 속도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35조원 규모의 추경을 하자고 정부·여당에 제안했다. 여기에는 소비 진작을 위한 지역화폐 사업의 일종인 ‘민생회복 소비쿠폰’ 예산 13조원 등이 담겼다.
반면 여당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해 12월에는 자기 마음대로 예산안을 삭감해 일방 처리해놓고 얼마 지나지 않아 30조원 추경을 말하더니, 그 사이에 5조원이 늘어 35조원이 됐다”며 “시장에서 콩나물 한 봉지를 살 때도 이렇게 막 나가는 흥정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 “지난 10일 이 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회복과 성장을 주장했다. 이 대표는 추경도 거짓말이고, 연설도 거짓말”이라며 “회복한 것은 민주당의 포퓰리즘이고, 성장할 것은 국가부채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추경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요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여야졍 협의회부터 가동해 의견을 모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추경 논의는 오는 20일 열리는 첫 여야정 국정협의체에서 다뤄질 전망이지만, 여야 이견 차가 커 실제 합의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