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 하나가 생명을 살렸다” 신임 경찰관의 기지로 60대 구조

입력 2025-02-13 16:52
김현호 순경이 공원에 쓰러진 60대 남성의 상태를 확인하며 응급조치를 하고 있다. 부산연제경찰서 제공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챙겨둔 사탕 하나가 시민의 생명을 구하게 돼 기쁩니다.”

부산의 한 공원에서 새벽 추위 속 저혈당 쇼크로 쓰러진 60대 남성이 신임 경찰관의 작은 준비와 빠른 대응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지난 12일 오전 1시 37분쯤 부산연제경찰서 거제지구대 김현호 순경은 다급한 신고 전화를 받았다. “남편이 저혈당이 있는데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상황이 긴박했다. 김 순경은 즉시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했고, 3분 만에 거제역 인근 공원에 도착해 수색을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공원 한쪽에 쓰러져 있는 남성을 발견했다. 차가운 바닥 위,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순간 김 순경은 주머니를 뒤졌다. 평소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후 챙겨두던 사탕이 떠올랐다. 혹시 몰라서 가지고 다니던 그 작은 사탕을 남성의 입에 넣어줬다.

잠시 후, 기적처럼 남성이 의식을 되찾았다. 김 순경은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남성을 살펴보며 응급조치를 이어갔다. 오전 2시 15분쯤 119 구급대가 도착했고, 남성은 무사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 순경은 “주변에 당뇨를 앓는 분들이 계셔서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사탕을 챙겨 다녔는데,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어 다행입니다. 경찰로서 시민을 지킬 수 있어서 기쁘고, 앞으로도 늘 준비된 자세로 임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