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베트남, 남중국해 산호초 파괴…‘축구장 4000개 면적’

입력 2025-02-13 15:58
중국의 군사기지로 바뀐 남중국해의 피어리크로스리프. 바이두

중국과 베트남이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를 위해 인공섬을 건설하면서 축구장 4000개 넓이의 산호초를 파괴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3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민간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각국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인공섬 등 전초기지를 경쟁적으로 건설하면서 “지난 10년간 남중국해 산호초 생태계가 광범위하게 파괴됐다”고 밝혔다. 이어 “매립·준설로 총 29.0㎢ 넓이의 산호초에 전반적 구조와 건강에 돌이킬 수 없고 장기적인 변화가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이 면적은 축구장 약 4061개에 해당한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2013년 이후 약 18.8㎢의 산호초를 매립, 전체 파괴 면적의 65%를 차지했다. 중국에 맞서 인공섬 조성에 나선 베트남이 약 9.6㎢(33%)의 산호초를 파괴했다. 이 밖에 말레이시아·필리핀·대만이 나머지 2.2%의 산호초 파괴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SIS가 2023년 말에 발표한 별도의 보고서에 따르면 산호초는 남중국해에서 가장 중요한 생태계 중 하나이며 남중국해의 산호초 종은 전 세계적으로 발견된 산호초 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해양 보호론자들은 산호초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자간 환경 협정을 맺어 중국 등 각국에 해양 환경을 보호할 책임을 지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서 중국의 환경 파괴에 대해 유엔 산하 상설중재재판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