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장에서 단체로 물놀이장을 찾았다가 물에 빠진 7세 아동이 숨진 사건과 관련, 태권도장 관장과 사범이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성민 부장판사는 13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관장 A씨(43)와 사범 B씨(27)에게 각각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은 피해 아동을 포함한 다수의 어린이로 구성된 관원들을 인솔하면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며 “파도풀 입장 시 신장 제한이 있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관원 중 특히 신장이 작은 피해 아동을 근거리에서 보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 아동이 물에 빠져 표류하는 동안에도 다른 관원들을 살피느라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피해자의 나이, 신장, 파도풀 규모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들의 주의 의무 위반 정도가 가볍지 않고, 공탁 등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도주 우려가 없고, 피해 회복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두 사람을 법정에서 구속하지는 않았다.
박 부장판사는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물놀이 시설 위탁운영업체 현장소장 C씨(48)에게 금고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같은 업체 팀원 D씨(41)에게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물놀이 시설 관리자 E씨(45)와 매니저 F씨(41)에게는 각각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내려졌다.
법원은 이들이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위탁운영업체 관리·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
피고인들은 2022년 6월 25일 강원도 홍천군 한 물놀이장에서 피해 아동(사망 당시 7세)이 물에 빠져 표류할 때까지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고, 구조 골든타임을 놓쳐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피해 아동은 41일 만에 숨졌다.
수사 결과 태권도장 관원 42명을 관장과 사범 단 2명이 인솔했으며, 이들은 피해 아동을 비롯한 관원들을 파도 풀에 들어가게 한 뒤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
당시 물놀이장에는 파도풀 이용객의 키를 측정해 입장을 제한하는 안전요원과 망루에서 이용객 안전을 감시하는 안전요원도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각각의 과실이 합쳐지면서 피해 아동은 물에 빠져 표류한 지 7분 50초가 지난 뒤에야 발견됐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