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신호 보내고 4분 만에 전복… 제주도민 5명 실종

입력 2025-02-13 11:08 수정 2025-02-13 14:58
13일 오전 해경이 서귀포 해상에서 전복된 2066재성호 선체에 올라 침몰을 막기 위한 리프트 백을 설치하고 있다. 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영상 캡쳐

12일 서귀포 해상에서 전복된 서귀포선적 2066재성호(32t)는 기상악화로 피항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 승선원 10명 중 5명이 실종된 가운데 사고 해역에선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2066재성호는 지난 10일 오전 9시56분 서귀포항에서 출항했다.

재성호는 주로 먼거리에서 작업하는 갈치잡이 어선으로, 작업 해역으로 이동하던 중 12일 오전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됐다.

해경은 30t 이하 선박은 안전구역으로 대피하도록 알렸고, 재성호는 피항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기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하면서 12일 오후 7시56분 서귀포시 표선면 남서쪽 12㎞ 해상에서 초단파무선전화(VHF-DSC) 긴급구조 신호를 보냈다.

마침 인근에 있던 해경 함정이 오후 8시쯤 사고 현장에 도착했지만, 재성호는 이미 전복된 상태였다. 구조 신호를 보낸지 4분 만에 배가 뒤집힌 것이다. 해경에 따르면 사고 당시 서귀포 해상에는 바람이 초속 24~28m로 강하게 불고, 파도가 3~3.5m까지 높게 일었다.

해경은 현장에서 물 위에 떠있던 선원 1명과 구명보트에 있던 선원 3명, 선체 위로 피신해있던 선원 1명 등 선장을 포함한 선원 5명(한국인 1명, 외국인 4명)을 구조했다.

출입항관리시스템상 재성호에는 한국인 6명과 외국인 4명 등 총 10명이 승선했다. 현재 한국인 선원 5명이 실종 상태다. 실종된 선원은 모두 50~60대로 제주 거주자다.

해경은 전날 함선 24척과 항공기 4대로 밤샘 수색을 벌였지만 실종자는 찾지 못했다.

현재 수색당국은 함선 24척과 항공기 7대를 동원해 주간 수색을 벌이고 있다. 또 배가 가라앉지 않도록 리프트백을 설치하고 있다.

사고 해역에는 초속 16~18m의 북서풍이 불고, 파도는 3~3.5m 높이로 일고 있다.

제주도는 어선 전복 사고 수습 지원에 나섰다.

도는 해양수산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지역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해 상황반, 현장반, 가족 지원반을 운영하고 있다.

서귀포시도 사고 발생 직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를 설치해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는 등 사고 수습과 지원에 나섰다.

한편 이달 들어 13일까지 제주도앞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11일 발효됐다. 지난해에는 2월 한 달 중 18일 발효됐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