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는 KLPGA투어의 기세는 올해도 변함이 없을 듯하다.
지난 1월에 발표한 올해 일정표에 따르면 2025시즌은 대회수 30개, 총상금 약 325억원 규모다. 작년에 비해 대회수는 1개, 총상금액도 소폭 줄었지만 평균 상금은 1000만원 가량 늘었다.
KLPGA투어가 상종가를 치는 요인은 여럿 있다. 그 중 매 대회 명승부를 펼치는 선수들은 단연 주역이다. 스폰서, 협회, 미디어 등 다양한 주체들의 역할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선수들의 플레이 순간 순간을 실시간으로 전달해주는 라이브 스코어링이 차지하는 비중도 적지 않다. 이 기술은 초기만 해도 단순히 스코어만 업로드하는 아날로그적 수준이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기술이 발전, 지금은 샷트래커를 통해 선수들의 플레이 전반을 실시간으로 복기할 수 있는 수준까지 됐다. 코스맵을 3D 입체로 처리하므로써 마치 현장에서 직관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게 한다.
그런 점에서 라이브 스코어링은 잔치국수에 고명으로 올려지는 맛깔스런 김치와 같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들의 명승부를 완성하는 화룡점정으로써 결코 없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KLPGA투어의 라이브 스코어링은 CNPS(대표이사 최형석)가 맡고 있다. ‘가치를 만드는 기술’이라는 캐치 프레이즈로 2001년에 창업한 이 회사의 사업 분야는 방송사업, 골프사업, 측량사업 등 크게 3가지다.
CNPS가 KLPGA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07년에 KLPGA 공식 기록 파트너로 선정되면서 부터다. 라이브 스코어링에 국한되었던 협업은 현재는 전산과 홈페이지는 말할 것도 없고 각종 DB 구축으로 확대됐다. 한 마디로 지난 18년간 KLPGA의 발전과 함께 했다고 보면 된다.
최형석 대표는 “SBS, KBS, KBSN, JTBC, CJ, KFA 등 방송 자막 그래픽 송출, 아시안게임, 월드컵, 선거 TVG 송출 시스템 개발, CG 제작 및 운영 등 처음에는 방송 사업을 먼저 시작했다”라며 “그 노하우를 바탕 삼아 골프 사업도 병행하게 됐다. 현재는 KLPGA, KGA 공식기록 수집 및 K-랭킹, Strokes Gained, 3D 샷트래커, KLPGA, KGA 홈페이지 리뉴얼 등을 맡고 있다”고 회사 업무를 설명했다.
그런 CNPS가 이른바 ‘K-데이터’를 목표로 글로벌 골프 데이터 시장 진출을 위한 유의미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로 부터 기술 시연 제안을 받고 우수한 기술력이라는 호평을 받은 것.
참고로 LPGA투어 라이브스코어는 샷트래커 서비스가 안되고 있다. 말 그대로 선수들의 스코어만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최 대표는 “지난 1월에 미국으로 건너가 LPGA투어 본부에서 임원 및 관계자들을 상대로 우리 기술력을 시연했다”라며 “흥미로운 것은 LPGA측이 사전에 어떤 정보도 주지 않고 시연 코스를 무작위로 선정해 행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연은 대성공이었다. 그는 “이번 테스트에서 CNPS의 cmPro 시스템은 실제 거리와 비교했을 때 5cm 이내의 오차를 기록하며 뛰어난 정밀도를 입증했다”며 “또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다양한 데이터 활용 가능성을 선보여 LPGA 임원진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LPGA투어가 CNPS가 자체 개발한 cmPro 시스템에 홀딱 반한 것이다.
cmPro는 RTK(Real Time Kinematic) 측정장비, 고정밀 레이저 측정기, 태블릿 PC를 결합한 솔루션으로 1cm 미만의 오차 범위 내에서 선수들의 샷 위치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LPGA 테스트 현장에서 진행된 검증에서는 특히 퍼팅 그린에서도 정밀한 데이터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CNPS가 LPGA에서 시연을 하게 된 계기는 KLPGA 최윤경 전무의 제안에 따른 것이었다. 작년 월드랭킹 시스템 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최 전무가 LPGA의 후진적 전산 시스템을 보고 KLPGA의 선진 기법을 접목시키면 좋을 것 같다고 판단해서다.
최형석 대표는 “이번에 우리가 시연한 기술은 기존의 골프 데이터 수집 방식과 비교해 더 적은 인력과 낮은 운영 비용으로도 높은 정밀도의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부각되었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현재 최첨단 라이브 스코어링으로 평가 받고 있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경우 350명 이상의 인력과 고정식 레이저 장비를 활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그러나 CNPS의 시스템을 도입하면 대략 50명 정도 인력만으로도 동등한 수준의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CNPS의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최형석 대표는 “이번 LPGA 기술 테스트를 통해 CNPS의 데이터 수집 기술이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라며 “앞으로는 AI 기술과 영상 분석 기술을 접목해 더욱 혁신적인 데이터 수집 시스템을 개발하고, 글로벌 골프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선은 KLPGA투어가 세계적인 투어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면서 “나아가 프로 선수들에게 제공되는 수준의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아마추어 골퍼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국내외 골프장들과 협력하여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향후 비전도 제시했다.
이번 LPGA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CNPS가 향후 글로벌 투어 및 골프 기관들과의 협력을 확대해 세계 골프 데이터 시장에서 ‘K-데이터’의 입지를 학실하게 구축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