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민·교계, 10층짜리 건물 사들여 확산 꾀하는 신천지 반대

입력 2025-02-12 16:26 수정 2025-02-12 17:54
과천지킴시민연대 관계자들이 12일 경기도 과천시 관문로 과천시의회 열린강좌실에서 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과천=신석현 포토그래퍼

경기도 과천시 교계와 시민단체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지역 중심 상가 건물을 추가 매입해 전방위적으로 포교 활동에 나서려 한다며, 이를 막아달라고 재차 시와 시의회 측에 요청했다. 시와 시의회 측도 이에 공감하며 필요한 행정적, 제도적 지원을 약속했다.

과천지킴시민연대(대표회장 장현승 목사)는 12일 과천시 과천시의회 열린강좌실에서 시민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하영주 시의장 등 대부분 시의원이 참석했다. 다만 신천지에서 활동한 과거 경력을 숨긴 일로 논란을 빚은 윤미현 의원은 나오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는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가 최근 과천시 별양상가3로의 10층짜리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대책 논의를 겸해 열렸다. 신천지는 그동안 이마트 과천점이 입주해 있는 이 건물의 9층과 10층을 총회 본부와 과천요한지파 시설로 활용해왔는데, 이번에 추가로 건물 전체를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천지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과천시 별양상가3로의 건물 전경. 과천=임보혁 기자

과천지킴시민연대는 신천지 측이 지속해서 이 건물 용도를 종교시설로 변경해 포교의 거점으로 삼으려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건물 매입으로 이단 교리 포교의 위험성이 더 커졌다고 우려한다. 무엇보다 건물 인근에 초등학교 등 교육시설이 있어 지역 학부모들의 심리적 불안감이 높아진 만큼 물리적 제재뿐 아니라 지역 주민의 심리적 안정까지 확보해달라고 했다.

이재헌 과천지킴시민연대 공동회장은 “신천지는 과천 본부를 성지로 여기며 과천 지역에 뿌리내리고 정착하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며 “신천지에 빠져 학업을 포기한 자녀를 뒀거나 가정을 버리고 떠난 배우자로 인해 고통받는 피해자들의 소식이 계속해서 들려오는 만큼 과천 지역을 신천지로부터 지키기 위한 구체적이고 지혜로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영주(왼쪽) 과천시의회 의장이 이날 시의회의 뜻을 밝히고 있다. 과천=신석현 포토그래퍼

과천지킴시민연대는 신천지가 이번에 매입한 건물을 재건축해 대규모 종교집회시설로 활용하거나 이 건물을 지렛대 삼아 시 등에 특정 요구를 해올 것이라 보고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과천시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신천지가 매입한 건물은 용적률 1300%, 25층까지 신축할 수 있다. 이에 시의원들은 시민들의 우려가 크고 공공의 이익, 안전 등을 저해할 수 있는 만큼 지구단위계획이나 관련 조례를 보완해야 할 부분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하 의장은 “용도변경 허가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관련 조례 개정 등을 통해 대처할 부분이 있다면 협조하겠다”고 전했다. 부의장인 황선희 의원도 “더 적극적인 행정 제재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시와 적극적으로 검토해 종교시설로 허용되지 않도록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앞서 간담회장을 잠시 찾은 신계용 과천시장 역시 “많은 시민이 우려하시는 것처럼 종교용지로 변경될 일은 없을 것이다”며 “행정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보는 만큼 이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고 밝혔다.
시민간담회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과천=신석현 포토그래퍼

과천지킴시민연대는 이날 결의문을 내고 “거짓과 욕망이라는 잘못된 사상에 뿌리를 두고 가정과 사회의 건강한 질서를 파괴하고 인간의 존엄을 파괴하는 패륜적 행위를 일삼는 이단·사이비 집단을 척결해 안전하고 행복한 과천을 만들고자 한다”며 “지역 중심가는 물론 시 경계 내 전역에 어떤 이단·사이비 집단도 발붙이지 못하도록 건강하고 온전히 깨끗한 과천을 지키겠다”고 전했다.

과천지킴시민연대는 복합적인 대응이 필요한 만큼 조만간 관련 TF(특별 전담 조직)를 구성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가기로 했다.

과천=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