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가 옛 전주한지의 주 생산지였던 흑석골에 ‘K-한지마을’을 조성해 한지 세계화와 대중화를 이끌기로 했다.
전주시는 완산구 서서학동 흑석골에 190억여원을 들여 2028년까지 한지 인적·물적 자원을 집적화한 ‘K-한지마을’을 만들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시는 일대 1만5954㎡ 면적에 한지문화예술촌(9868㎡), 전통한지 원료 닥나무를 활용한 시민공원(3681㎡), 한지인 연수원(1505㎡), 한지역사기록관(900㎡) 등을 꾸밀 계획이다.
한지마을은 한지관련 종사자와 주민, 작가 등이 참여해 한지원료 닥나무 식재부터 생산, 제조, 체험·관광, 창작활동까지 함께 하는 공간으로 육성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시는 K-한지마을을 구심점으로 전주한지의 명맥을 잇고, 한지 제조산업 육성을 위한 후계자양성 교육 등 전문한지 제조인재를 양성해 전주한지의 정체성을 재정립키로 했다.
더불어 K-한지마을 구축을 통해 전주한지가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 잡도록 할 계획이다. 한지문화예술촌에는 한지 전문가와 공예인 레지던시 공간과 문화예술거리가 갖춰진다. 전통한지 원료 닥나무재배하고 시민공원으로 활용할 경관림도 조성한다.
또 한지마을에 체류하며 연수·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지연수원(민자)을 구축한다. 한지역사기록관은 국가 한지역사·기록물 아카이브 및 연구·교육을 담당하게 된다.
전주는 명실공히 천년한지의 본고장이다. 전주 전통한지는 천년을 견딜 만큼 뛰어난 내구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왕실 진상품으로 올려졌다.
흑석골은 과거 ‘한지골’로 불려졌던 전주 한지의 대표 생산지였다. 계곡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풍부해 전통한지 공장이 30여곳이나 밀집해 전국적으로 명성을 날렸으나 1990년대 값싼 중국산으로 인해 쇠퇴의 길을 걸었다.
전주시는 전주 한지의 원형을 보존하고 세계화를 이끌기 위해 2022년 2월 흑석골에 ‘전주천년한지관’을 개관했다.
시 관계자는 “K-한지마을을 조성해 한지문화산업의 인적·물적 자원을 집적화하고 전주천년한지관과 상생 에너지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사업을 기획한 김도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앞으로 이 곳을 종이 전문가와 예술가, 교육자, 사업가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역사 교육 관광거점 공간이자 명실공히 세계 종이의 성지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