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씨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관련해 ‘방관·이간질 논란’에 휩싸였던 방송인 장성규씨가 적극 해명에 나섰다. 그간 슬픔에 잠겨 있는 유가족을 배려해 추후 해명하겠다고 밝혀왔으나 “유족분들께서 제가 2차 가해를 입는 상황을 미안해하시고 적극적으로 해명하라고 권유하셨다”며 장문의 입장문을 내놨다.
장씨는 지난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인은 제게 김가영 캐스터의 후배라고 인사했고, 김가영 캐스터가 자신을 아껴주고 챙겨준다며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했다”며 “저는 다음날 김가영 캐스터와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그녀 역시 고인을 아끼는 후배라고 말해 두 사람의 관계가 좋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러던 중, 고인이 상담을 요청해 왔고, 함께 식사를 하면서 유퀴즈(‘유퀴즈 온 더 블럭’ 출연) 관련 고민을 듣게 됐다”며 “제 경험에 비춰봤을 때 주변의 시기와 질투에서 비롯된 어려움일 가능성이 크니 괘념치 말고 이겨내자며 고인을 격려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했다. 오씨는 장씨에게 한 번 더 고민을 털어놨고, 장씨는 좀 더 적극적으로 오씨를 돕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고인을 예뻐하고 고인과 친하다고 생각했던 김가영 캐스터에게 고인을 함께 돕자고 이야기했다”며 “그러나 김가영 캐스터는 내부적으로 업무상의 사정이 있어서 쉽지 않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제야 두 사람의 관계가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감지했고, 이후 그들 사이에서 어떤 말도 전하지 않았다”며 “모 유튜브 채널에서 언급된 것과 같은 ‘오빠, 걔 거짓말하는 애야’라는 표현을 들은 적도, ‘안나야, 너 거짓말하고 다니는 애라며. 김가영이 그러던데?’라고 옮긴 적도 일절 없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저는 당시 같은 방송일을 하는 고인의 고민이 무엇이고 그 마음이 어떠한 것인지 선배로서 잘 안다고 생각했기에 고인의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하고자 했다”며 “고인은 힘든 이야기를 할 때마다 항상 씩씩하게 이겨내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직장 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정도의 어려움이라고 판단했다”고도 회상했다.
또한 “당시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못한 것이 지금도 너무나 후회가 되고, 고인과 유족께 대단히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글과 함께 장씨는 오씨와 나눈 다이렉트 메시지(DM)의 일부 캡처 사진도 올렸다. 장씨가 출장으로 광주에 간다고 게시물을 올리자 광주 출신인 오씨가 맛집을 추천해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장씨는 “만약 고인이 저를 가해자나 방관자로 여기거나 서운한 마음이 있었다면 반갑게 안부를 물었을까”라고 반문했다.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장씨가 오씨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을 방관·이간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MBC 기상캐스터 김가영씨가 장씨에게 ‘오빠, 걔 거짓말하는 애야. XXX 없어’라고 얘기했고, 이를 들은 장씨가 오씨에게 ‘너 거짓말하고 다니는 애라던데’라고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혹이 나온 후 장씨를 향해 ‘살인마’라는 극단적인 악성 댓글과 함께 가족에 대한 협박성 댓글이 이어졌다. 장씨는 자신의 억울함과 별개로 “저와 제 가족에게 선을 넘은 분들께는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