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은행서 ‘물총 강도’ 소동… 시민들이 몸싸움 끝에 제압

입력 2025-02-10 16:01
강도 행각에 사용된 공룡 모양의 물총. 범인은 이를 검은 비닐봉지에 싸서 실제 총처럼 위장해 은행을 위협했다. 기장경찰서 제공

부산 기장군 한 은행에서 총을 든 것처럼 위장해 직원에게 돈을 요구한 30대 남성이 고객과 직원들의 제압으로 붙잡혔다. 범인이 사용한 물건은 실제 총이 아닌 공룡 모양의 물총이었다.

부산 기장경찰서는 10일 30대 A씨를 강도 미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10시 58분쯤 기장군 일광읍 한 은행에서 강도 행각을 벌이려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채 검은 비닐봉지에 싼 물체를 총처럼 들고 은행에 들어섰다. 그는 손님들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지시하고, 직원에게는 여행용 가방에 5만원권을 가득 담으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때 은행에 업무를 보러왔던 50대 남성이 A씨가 든 검은 봉지를 빼앗으며 몸싸움을 벌였고, 직원들도 합세해 A씨를 제압했다. 범인을 제압한 뒤 확인한 검은 봉지 속 물건은 공룡 모양의 물총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은행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A씨의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며, A씨 검거를 도운 고객에게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