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스피드 샛별 이나현 “1000m는 부담 덜고 즐기겠다”

입력 2025-02-10 15:21
이나현이 지난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m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샛별’ 이나현(한국체대)이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동계AG)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당초 메달 색에 상관없이 입상하는 게 목표였지만 이상화(은퇴)와 김민선(의정부시청)에 이어 ‘빙속 여제’ 계보를 이을 차세대 에이스로 발돋움한 모양새다. 이미 메달 3개(금2·은1)로 자신의 목표를 이룬 이나현은 “남은 경기를 즐기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19세 이나현은 생애 첫 동계AG에 출전 중이다. 지난해 1월 2023-202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5차 대회 500m에서 37초34의 기록으로 주니어 세계 신기록을 작성한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기량이 급성장하면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동계AG에서 국제종합대회 경험을 쌓는다는 생각이었지만 상승세를 탄 그의 성적은 예상보다 더 좋았다.

이나현이 지난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m 결승에서 역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나현은 지난 9일(한국시간) 김민선, 김민지(화성시청)와 나선 대회 여자 팀 스프린트, 지난 8일 여자 100m 우승으로 2관왕에 올랐다. 김민선이 정상에 오른 500m에선 은메달을 땄다. 38초33을 기록한 이나현은 0.09초 차이로 베테랑 김민선(38초24)의 뒤를 이었다. 초단거리에 능한 개최국 중국이 메달 획득을 위해 신설한 100m에선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오르는 이변을 썼다.

‘겁 없는 신예’ 이나현의 유쾌한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1일 펼쳐지는 대회 여자 1000m는 그의 주 종목이다. 김민선과 메달을 두고 다시 한 번 집안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이나현이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시상식에서 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나현은 10일 소속사 와우매지니먼트를 통해 “1000m 경기에서는 부담을 내려놓고 마음껏 스케이팅을 즐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예 메달을 노리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자신있게 레이스에 임해 제 실력을 발휘하겠다는 다짐이다. 이나현은 “최선을 다하겠다. 어려운 상황에서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시는 모든 분들께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